미 반도체 미세공정 스타트업 레노 서브 시스템에 22억 투자 실적개선·최태원 SK회장 지원 메모리·센서 현 사업 집중투자
도시바 메모리(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투자 건을 매듭지은 SK하이닉스가 이제 기술벤처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다양한 곳에 전방위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등 주력 사업 벤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 관련 스타트업인 레노 서브 시스템에 22억4600만원을 투자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올해 들어 첫 외부 기술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다.
이 업체는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벤처투자, 히타치, 인텔 등으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멤스 드라이브(MEMS DRIVE), 넷스피드 시스템즈(NetSpeed Systems), 엑스노드스(Exnodes), 케이사(Keyssa) 등 4개 업체에 7억~60억원 수준의 투자를 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한국계 실리콘벨리 스타트업인 스트라티오(STRATIO)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지주사인 SK의 손자 회사 격으로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국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100%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하고 소액주주의 비율이 63.25%에 이르는 지배구조 상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승인받기도 쉽진 않다. 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메모리반도체의 특성상 외부에 눈길을 돌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기술벤처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 재계는 2014년 이전에 거의 외부 투자가 없던 SK하이닉스가 최근 들어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은 실적 개선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원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도 최 회장이 사실상 진두지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와 센서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쪽에만 집중해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투자한 업체들의 특징은 주로 미세공정이나 시스템온칩, 반도체 공정 검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커넥터 등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센서 관련 기술 업체라는 점이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의 사업 전략은 신규 시장 진출보다는 메모리반도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수직 계열화 기술 확보로 주력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