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석 과반 차지한 야 3당
'집안싸움' 분위기만 뒤숭숭
중기부 장관 임명강행 불구
원론적인 대응 수준에 그쳐

내홍과 노선 갈등 등 집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야 3당이 무기력증에 빠졌다. 각 당의 내부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각종 정치 쟁점에 대응할 여력이 떨어지는 데다 내년도 예산안, 각종 법안에 대한 정당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국회 과반 의석(167석)을 활용하지 못한 채 소수 여당에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서도 야 3당의 반응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임명강행은 문재인 정부의 오기 정치"라며 "오기 정치, 밀어붙이기 정치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연계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국회가 부적격으로 판단한 후보를 임명한다는 것은 국회·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으로 노골적인 협치 포기"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은 유의동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바람직하지 못한 임명이다. 195일 만에 마무리된 이번 조각은 완성이라기보다는 우려"라고 했다.

하지만 '날 선' 비판과는 달리 야 3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거부 등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야당은 내홍 탓에 투쟁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일부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때문에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곧 발표될 당무감사 결과 때문에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충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당도 안철수계와 호남 지역 의원들 간 노선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바른정당은 단독으로 대여 투쟁을 이끌 능력이 떨어진다.

예산안 심사 일정을 거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심사 기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않은 데다 여야 합의로 수정 예산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예산안 원안이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이러면 과도한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국방예산을 증액하려는 한국당의 목표, 호남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려는 국민의당의 전략이 물거품이 된다.

각종 법안에 대한 야 3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도 야당이 공동 노선을 펼치기 어려운 이유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 사회적참사특별법 등 쟁점 법안의 경우 한국당은 반대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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