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베트남 등 참여 국가들 일본산 차부품 관세 즉시 철폐 가격경쟁력 향상 수출확대 전망 국산차업계, 미국 불참에 안도 "신흥시장서 경쟁력 약화 우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됨에 따라 아시아와 중남미 등에서 국산차가 일본차와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베트남 등 TPP 참여 국가들이 일본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면,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시장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을 주축으로 환태평양 연안 11개국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TPP 추진국 각료회의에서 미국을 빼고 CPTPP(TPP를 위한 포괄적·점진적 합의)를 우선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참여국은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브루나이다. 이들 국가는 내년까지 높은 수준의 무역활동을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안 비준을 마칠 예정으로, 2019년 상반기 중 TPP를 발효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부문은 자동차 부품 관세 철폐다. 당장 캐나다는 자동차용 에어컨·브레이크·차체·변속기 등 대부분 부품에 대한 관세 6%를 즉시 철폐할 예정이며, 멕시코와 뉴질랜드도 엔진 등의 관세 5%를 즉시 폐지한다. 변속기·클러치 등에 최대 27%의 관세를 부과했던 베트남도 대형엔진 부품과 에어컨에 대한 관세 3%를 바로 철폐한다.
이에 따라 국산차와 일본차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 중남미, 캐나다 등 시장에서 일본차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FTA보다 폭넓고 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TPP로, 이들 국가에 대한 일본 제품의 수출 확대와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실제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번 TPP로 관세가 줄어 생산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캐나다 등으로의 수출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공략 거점인 베트남에서도 일본차가 혜택을 보게 됐다. 과거 양국은 경제연대협정(EPA)을 체결했지만,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일정한 관세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TPP 타결로 일본산 부품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해도 관세를 내지 않게 됐다.
국산차 업계는 미국의 TPP 불참에 안도하면서도, 아시아·동남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시장에서 일본차와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등 시장에서 일본에 우호적 여건이 만들어져 일본차가 유리해졌다"며 "관세가 없어져 가격 인하 여지가 생긴 일본차와 경쟁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주도의 TPP가 장기적으로 악재는 맞지만, 당장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업계가 통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찍부터 현지에 진출했고, 대부분 국가와 FTA를 맺고 있어 관세 부담에서는 일본에 크게 밀릴 게 없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TPP 국가 중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FTA 등 관세 인하 협정이 체결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국산차의 경우, 완성차와 부품 업체들이 동반 진출한 곳도 많아 일본차와 경쟁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