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보복성 규제에 국산 불똥
올해 반덤핑 최종 판정 5건
냉연강판·열연후판 등 포함
"뚜렷한 목적없이 규제 곤혹"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국내 화학·철강업계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의 무역규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도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무역규제에 한국 등을 포함시키며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수입규제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도의 수입 규제는 총 31건으로, 이 중 3건은 조사 진행 중이다. 인도의 무역규제 건수는 최근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중국 14건과 비교해도 배 이상 많다.

인도는 화학제품 생산능력 기준 세계 6~7위, 주요 합성수지 수요만 놓고 보면 세계 3위 규모의 주요 시장이다. 철강 역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생산규모는 3위로 국내외 산업계는 향후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수입 규제 중 25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 중이고, 나머지 3건은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 후판과 열연코일, 구연산나트륨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반덤핑 판정을 받은 한국산이 철강·석유화학제품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반덤핑 최종판정을 내린 5건 중 고기능 섬유 원사인 스판덱스를 제외한 냉연강판 2건과 열연후판(두께 6㎜이상인 두꺼운 철판), 과산화수소가 포함됐다. 냉연강판은 철광석을 녹여 만든 철판을 가공한 철판으로 주로 자동차용 강판을 만드는 데 쓰인다.

문제는 인도의 무역규제 배경에 이런 저런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철강과 화학 등 기간산업 육성을 위해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인도 중국 간 국경 분쟁으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보복성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 불똥이 국내 기업으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반덤핑조사부터 하고 보자' 식의 행태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10년 한국산 폴리프로필렌(자동차와 가전제품 내외장재의 원료)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인도 정부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LG화학,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등 국내 8개 기업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가 1년 뒤 반덤핑 관세 부과 없이 조사를 종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급률 향상을 위한 '시간벌기'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등 무역규제에 나서는 등 비교적 목적이 뚜렷하지만, 인도는 자국 산업의 구체적 피해 규모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역규제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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