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절차 거쳐 3~4명으로 압축 이달 중 최종 후보자 선정키로 김창록·홍재형·신상훈 등 거론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놓고 전직 재무부 출신인 이른바 '모피아'(재무부+마피아)와 민간 금융권 출신 인사들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권 주요 기관장으로 전직 관료 출신들이 줄줄이 기용되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협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 은행연합회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받는다.
후보검증 절차 등을 거쳐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한 뒤 이달 중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68), 홍재형 전 부총리(79),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69),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62) 등 전직 관료와 금융권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재는 행시 13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고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원 등을 거쳤다. 최근에는 코리안리와 한화의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전 부총리도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주요 후보자로 거론된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재무부 출신의 '올드보이'라는 점이다. 최종구 현 금융위원장이 재무부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1993년 당시, 홍 전 부총리가 재무부 장관, 김창록 전 총재가 과장급 선배로 재직했을 정도로 연배가 높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손해보험협회장에 재무부 출신으로 지난 2007∼2008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김용덕(67) 회장이 발탁되면서, 은행연합회도 같은 수순을 따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올드보이' 인물들을 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과거 20~30년전에 일선에서 뛰던 인물들이 최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핀테크 시대인데 언론에 거론되는 분들은 20년 전에 금융을 담당했던 분"이라며 "이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그들이 금융위원장에 제안했을 때 '노'라고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다"며 "이런 분들이 오면 제가 일할 수 없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해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들을 뽑을 수 있도록 기대하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 뿐만 아니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 민간 금융권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도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지만 기업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큰 대과 없이 역임한 이력을 발판으로 주요 후보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금융계 인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융권은 1~2년 동안에도 변동이 심한 업종인데, 20년 전 사람들이 와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차관급 자리인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장관급 출신들이 자리 싸움을 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