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SDI 일자리 감소 뚜렷 삼성전자 1643명 최다 늘었지만 실제 직원수 증가는 거의 없어 같은기간 기업실적은 '고공행진' 삼성·SK하이닉스는 '최대' 예고 새정부 '일자리 확대' 대응 주목
올해 들어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3년 전까지 불황의 늪에서 일부 구조조정까지 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던 대기업들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확대 요청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13일 디지털타임스가 순수 지주회사와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이날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본사 기준, 기간제 포함)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직원 수는 38만93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말 38만3961명과 비교해 1.4%(5358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총 1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에 상장한 신생 업체라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다.
일자리 증가율로 보면 LG화학 17.3%, SK텔레콤 12.2%, 에쓰오일 11.2%, 현대모비스 10.0% 등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데 반해,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두 자릿수 감소했다. 숫자로는 삼성전자가 1643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하지만 실제 직원 수 증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말에 9만9382명으로 직원 수가 늘었지만, 이후 프린터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해 작년 말 9만3200명까지 숫자가 줄었다. 올해 들어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늘려 9만8541명까지 늘었으나, 아직 2014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LG화학도 올해 초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1410명의 직원 숫자 증가 효과가 있었던 만큼 실제 채용 수는 이보다 적다.
일자리가 크게 늘지 않은 데 비해 같은 기간 시총 상위 20대 기업들의 실적은 고공 행진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 예상치를 취합한 20대 기업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3조8888억원, 111조41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각각 12.7%, 58.6%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올해부터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74.6%는 올해 채용을 작년 수준이거나 그 이상으로 뽑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 개선은 외부 요인 영향이 크고,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주요 기업들은 전했다. 실제 시총 상위 20개 업체 중 6개는 반도체와 정유·화학, 철강 등 시황에 민감한 대규모 장치 기업들이다. 이들은 또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전기차, 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주력으로까지 키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일부 업체에 대한 쏠림 현상이 크고 또 장치산업의 특성상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내수 서비스업과 자동차 등 수출 제조업의 성장을 유인하는 산업구조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