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종근당으로 판권변경
브랜드파워 힘입어 371억 매출
대웅제약, 대체품목 내세워 영업
"종근당 제품은 복제약" 법적공방

대조약 시비가 붙은 이탈리아 제약사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을 놓고 영업 현장에서도 대웅제약과 종근당 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콜린알포세레이트 허가 제품은 146개에 달한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뇌 손상이나 뇌출혈 환자 등의 인지기능 개선이나, 손상된 세포막 구조 회복 등에 사용되는 약이다.

이중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과 종근당의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국내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이탈파마코의 글리아티린은 지난 2000년부터 대웅제약이 원료를 공급받아 약 15년 동안 팔아왔지만, 작년 1월부터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갔다.

대웅제약은 약 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대형 제품을 빼앗긴 셈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기존 제품인 '대웅 글리아티린'의 재고 소진에 나서는 한편, 계열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글리아타민'을 대체 품목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대웅 글리아티린의 원외처방액은 의약품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기준 올 3분기까지 작년보다 90.6% 감소한 13억원에 그쳤지만, 대웅바이오를 통해 출시한 글리아타민은 지난해 454억원, 올해 3분기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1% 성장한 462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제품의 판권을 잃었지만 기존 판매망과 영업력을 활용해 매출을 상당수 회복한 셈이다.

이에 맞서 판권을 들여온 종근당도 지난해 '종근당 글리아티린'을 통해 302억원 어치를 팔았고, 올 3분기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9% 성장한 371억원 어치를 팔면서 오리지널 제품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편 대웅제약은 "종근당 제품은 복제약에 불과하다"며 "글리아타민을 대조약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조약은 복제약을 허가받기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서 기준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대조약이던 글리아티린의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가면서, 종근당이 글리아티린의 원료를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술을 대웅제약으로부터 이전받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 종근당,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법적 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종근당은 대웅제약 제품을 대조약으로 선정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소송을 걸어 지난 9월 승소했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항소로 앞으로 2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섭기자 clou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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