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오늘 IB 5곳 지정안 의결
어음업무 심사는 한투증권만 통과
은행연합회는 IB 지정 보류 주장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5곳이 '한국형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출범한다.

그러나 초대형 IB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업무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먼저 시작하게 돼 나머지 증권사들은 반쪽짜리 출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이 초대형 IB 지정 보류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어 금융권 내에서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5곳의 초대형 IB 지정 안건을 의결한다. 가장 먼저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통과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업무도 인가한다. 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는 국내 첫 초대형 IB로 출범하게 된다.

발행어음 업무는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만기 1년 이내 확정금리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의 50%를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위 인가 후 금융투자협회 약관 심사 등을 거쳐 이달 중순부터 발행어음을 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중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면 최대 5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조달금리 1.8%에 마진을 150bp로 가정하면 57억원의 신규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0.13%포인트 증가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다만 나머지는 초대형 IB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으로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심사가 보류됐고,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그리고 KB증권도 각각의 사유로 심사가 진행 중이다. 15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이날 남은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안건이 논의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15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남은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안건이 논의될지 불투명하다.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업무가 기존에 은행권이 주도하던 영역을 증권사에도 열어주는 것인 만큼 은행권의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초대형 IB에 대해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은행업 라이선스 없이 은행업을 수행토록 하는 것과 같다"며 "금융권 내 불평등과 건전성 규제 공백 또 금산분리 원칙 무력화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초대형 IB 지정 인가 보류를 주장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는 "은행과 벤처캐피탈 중심의 자금공급만으로는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나 자금공급에 한계가 있다"며 "은행은 고위험 자급공급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는 IB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일각에서는 은행과 증권사가 밥그릇 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어음발행을 통해 증권사가 수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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