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신체기능·민첩성 저하 뚜렷
면허 적성검사 주기 5년 → 3년 추진
교통사고 점유율 작년 첫 10%대 진입
사고 예방 사회적시스템 마련 시급해
해외선 자진 반납·의사소견서 제출도


어르신 교통안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우리 사회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가 도로 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7%를 차지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뒤 17년 만인 올해 8월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로 들어섰으며 2026년에는 인구 5명 중 1명 이상 고령자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간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연평균 2.6% 증가하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수는 11.9%씩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와 이들의 운전면허 소지자수가 늘어나면서 어르신 교통사고도 자연히 증가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이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점유율 두자릿수 진입=7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점유율은 2013년 8.2%, 2014년 9.1%, 2015년 9.9%로 최근 수년간 상승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처음으로 10%(11.1%)대 진입했습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점차 늘어 2011년 605명에서 지난해 759명으로 25.5% 증가했으며 65세 이상 어르신의 보행 중 교통사고도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최근 발표한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의 특성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1714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866명으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보행 중 교통사고의 주범은 도로 위 대표적인 안전불감증인 무단횡단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중 41.4%(709명)가 무단횡단 중 발생했으며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 중 57.6%(408명)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분석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고령이 될수록 신체적 기능 감퇴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민첩성 저하와 광범위한 인지 능력 저하(판단력 및 기억력, 주의력 등) 문제가 흔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령자의 운전을 일정 나이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능사가 아닙니다. 교통 전문가들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심을 높이고 정책마련 및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선진국처럼 현행 65세 이상 운전자에게 일괄 적용하는 적성검사 기간 5년을 연령별로 세분화해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단축시키는 등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시 신체적·인지적 기능변화에 따른 적성검사를 제도적으로 보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등 사고 예방 속도=이와 관련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은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적성검사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인지기능 검사가 포함된 무료 교통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도로교통공단은 어르신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어르신 교통사고 예방과 줄이기에 대한 대국민 관심도를 제고하기 위해 2017 어르신 교통사고 제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횡단보도 안전하게 건너보기, 음주 시뮬레이터, VR 체험, 치매 컨설팅, 자신의 운전능력을 진단해 볼 수 있는 인지기능검사 등을 체험했으며 일부 고령 여성운전자 2명은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직접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운전과 관련한 인지기능검사를 체험한 김모(73세)씨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내 신체반응속도가 젊은 사람 못지않을 줄 알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면서 "앞으로 핸들을 잡을 때 안전운전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사례는=올해 3월 개정된 일본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갱신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강습예비검사를 의무화했습니다. 강습예비검사에서는 인지기능검사(시간지남력, 기억회생, 시계그리기)를 통해 고령자가 자신의 판단력과 기억력이 어떤 상태인지 진단하고 상담을 통해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에 의한 정밀진단을 의뢰하게 됩니다.

또한 7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가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한 사고로 의심되는 운전행위로 적발되는 경우 인지기능검사를 받고 개별상담 및 실차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됩니다.

이와 함께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운전자에게 각종 할인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자발적인 면허반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안전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주정부별로 고령운전자 면허갱신 정책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면허갱신 주기를 단축하거나 고령이기는 하지만 운전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를 제출받고 있습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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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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