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 인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낙하산 인사가 수장으로 앉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적폐청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걸었던 새 정부에서도 전리품 나누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낙하산 인사의 경우 공공기관의 발전적·혁신적 조직 운영을 무너뜨리고 이는 결국 방관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시스템 속에서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국토부와 각 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새 수장 인선이 진행 중인 곳은 한국도로공사, 한국감정원, 교통안전공단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월 김학송 사장이 물러난 뒤 3개월 만인 이달 현재 최종 사장 임명을 앞두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이강래 전 의원과 최봉환 전 도로공사 부사장을 문재인 대통령에 최종 사장 후보로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강래 전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검증 절차가 2주간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새 수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초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송 사장이 퇴임한 직후인 7월 말부터 후임 사장으로 낙점됐다는 소문이 찌라시 등을 통해 나돌았던 이강래 의원은 김현미 장관과 고향이 같은 전북 출신으로 오랫동안 같은 당에서 활동했다.

지난 2월 서종대 원장이 물러난 뒤 8개월 만에 새 수장 공모에 나선 한국감정원은 다음 달 6일까지 공모를 마감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국토부 등에 최종 원장 후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 대구 지역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유력 후보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달 오영태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교통안전공단도 현재 사장 공모 진행 중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캠프에서 활동했던 교통 관련 시민 단체자, 국토부 국장급(1급) 인사, 공단 비상임 이사 및 현직 임원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홍순만 사장이 사임한 코레일은 국정감사가 종료되는 이달 말 이후 새 수장 인선에 나설 계획이며 내년 1월과 2월 각각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철도시설공단도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대책 및 도시재생 뉴딜 정책,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위한 원주∼강릉 철도 개통 등 당면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2020년까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순차적으로 새 수장 공모에 순차적으로 나선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기업 수장은 공기업 자체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그것들이 앞으로 미래 국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서 "각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우선돼야 할 것은 전문성이다. 캠프 인사나 친분에 따른 인사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는 "낙하산 인사로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해 방만 경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큰 문제지만 그에 앞서 적폐청산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 역시 여느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불신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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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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