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3개월간 논의를 거쳐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자정혁신안을 27일 발표했다. 앞으로 가맹점사업자의 갱신 요구기간(10년)을 폐지하고,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계약기간에 상관없이 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정혁신안을 공개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7월 최영홍 교수(고려대)를 위원장으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를 조직, 갑질 논란·불공정거래 관행·오너리스크에 따른 가맹점주의 피해를 개선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마련했다. 이날 발표한 자정 실천안은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강화 △유통 폭리 근절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발전 등 4개 핵심 주제와 11개 추진 과제로 이뤄졌다.

먼저 가맹점 100곳 이상인 모든 가맹본부에서는 가맹점주와 협의해 앞으로 1년 이내에 대표성이 담보된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하고 상생협약을 체결토록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모범규준 실천서약'에 가맹자사업체단체 구성에 관한 기준을 동참서명운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협회 내에 '불공정거래 예방센터'를 설치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의 화해와 거래조건 협의 등에 대한 조정 역할을 협회가 직접 수행하고, 협의조정을 거부하는 가맹본부 명단을 협회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한다.

아울러 유통 폭리를 근절하기 위해 브랜드의 품질이나 서비스 동일성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만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또 협회 내에 '필수물품 지정 중재위원회'를 신설, 분쟁 시 중재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정보공개서에는 원산지, 제조업체 정보, 가맹본부 특수관계인의 관여여부, 판매 장려금 및 리베이트 제공처 등 가맹점에 대한 필수물품 공급가격, 필수물품 선정 기준 등도 추가로 기재하기로 했다. 허위 또는 과장정보를 기재한 업체는 제명 조치하고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위반사실을 게시한다는 계획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인 로열티 제도와 관련해서는 캠페인을 시행함으로써 로열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모범적인 로열티제도로의 전환사례를 발굴해 정기적으로 명단을 공개,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의 제도도입 논의를 촉진하고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가맹점사업자의 '10년 가맹계약 요구기간'을 폐지해 가맹점사업자가 가맹계약기간에 상관없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가맹본부는 가맹계약 갱신이 거절되는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정보공개서에 사전공개하기로 했다. 불공정거래 예방센터에서는 계약갱신과 관련한 분쟁을 조정하고 '계약갱신분쟁 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가맹본부가 계약갱신 시 공통기준으로 활용한다. 정부나 언론기관에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신고한 가맹점사업주에 대해 보복행위를 하는 가맹본부가 없도록 불공정거래 예방센터 통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신고를 받은 뒤 직접 현장방문 등을 하는 등 직접 조사, 확인하는 체제를 운영한다.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보복행위 금지 교육을 실시하고 피해를 입은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법률적 지원 등 구제를 돕는다. 협회에는 프랜차이즈 공제조합을 설립해 경영악화로 인해 가맹본부가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등 분쟁이 발생할 때 가맹점사업자의 피해보상에 나선다.

앞으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신규 가맹본부 CEO와 가맹본부 임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상생 및 갑질 예방 등 윤리교육을 이수해야 정회원 자격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윤리경영이 뿌리내리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가맹본부 임직원은 반드시 프랜차이즈 윤리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입법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프랜차이즈 상생지수'를 개발해 매년 우수 상생 브랜드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요건을 '2개 이상의 브랜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업체'로 강화할 것을 입법부에 건의하고 모방브랜드로 남의 사업모델을 베끼는 등 관련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피해브랜드의 법적 대응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무분별한 모방행위를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맹본부, 가맹점사업자단체,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정부가 참여하는 '프랜차이즈산업 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방침이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