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전주빵 카페'에서 만난 장윤영 천년누리제과 대표의 검정색 앞치마에는 하얀 밀가루가 잔뜩 묻어 있었다. 장 대표의 등 뒤로 보이는 카페 벽면에는 응원 쪽지들이 가득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이니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것입니다."

장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지원으로 지난 2013년 4월 사회적 기업 천년누리제과를 창업했다. 이듬해 8월 비빔밥을 응용해 개발한 '비빔빵'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전주의 명물이 됐다.

초기에는 4명으로 단출하게 시작했지만, 현재 직원 30명에 월평균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서울 유명백화점에 입점한 팝업 스토어도 첫날 700개의 빵이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게 바로 옆 공사가 이달 마무리되면 전주 매장도 35평에서 70평 규모로 커진다.

요즘 장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것은 비단 사업 때문만은 아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소외 계층의 일자리도 함께 늘릴 수 있어서다. 현재 천년누리제과의 직원 30명 중 20명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비빔빵 속 15개 비빔밥 재료가 들어간 소는 80대 할머니의 손맛으로 만들어진다. 장 대표는 함께 일할 사람을 뽑을 때 소외계층의 일자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고용을 창출해서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려는 진심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비빔빵으로 매출 300억원을 달성, 1000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꿈이다. 또 향후 청년들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청년사업단을 꾸려보는 것도 구상 중이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 줄 것도 당부했다. 장 대표는 "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지만, 이제까지는 씨만 뿌려놓고 싹이 트는 건 보지도 않은 채 농사를 접었다"며 "민간이든 정부든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주=강해령 기자 strong@dt.co.kr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제과 장윤영 대표가 '전주빵카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강해령 기자>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제과 장윤영 대표가 '전주빵카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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