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회복에 수요 증가
글로벌 정제설비 신설 주춤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 형성"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정유업계의 3분기 누적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경기회복으로 국내외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가 정제시설 신·증설이 주춤해진 것도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1~3분기 누적 석유제품 수출량은 3억5223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출량(3억4719만5000배럴)을 넘어선 규모다.

국내 정유사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에도 1~3분기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의 20%인 약 6876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어 싱가포르(12%), 호주(11%), 일본(9%), 대만(9%)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3분기에 호주 수출이 크게 늘었다. 호주 수출량은 1429만 배럴(전체 수출량의 12%)로,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를 제치고 2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호주는 정제시설 노후화에 따른 설비 폐쇄가 이뤄지고 있어 한국과 싱가포르 등 주변국에서 석유제품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의 36%인 1억2756만7000배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유(22%), 휘발유(17%),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9%) 순으로 주로 고부가가치 경질유 위주로 수출이 이뤄졌다.

석유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경제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원유 생산과 정제설비의 비대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발 셰일혁명으로 저유가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원유를 정제하는 설비에 대한 투자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호주 등 일부 국가의 정제설비 폐쇄,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미국 정유업계의 일시적인 가동중단 등도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글로벌 정제 마진 확대와 함께 석유제품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며 "정유업계는 저유가에 따른 수출액 감소를 석유제품 수출물량 확대를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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