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를 40년 전 수준으로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내진설계 기준 강화와 개선 지시에도 올해 3월 감사원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소관 내진설계 대상 160개 건물 중 40여개 동에 대해서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000년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과 '건축물 하중기준'을 통해 건축물의 지진하중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내진설계 지역계수를 제정한 이후 2009년 이 계수를 지역별로 2배 강화했다.

또 강화된 지침에 따라 2011년 기존 시설물 내진성능평가요령을 개정해 기존 시설물에도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고 2015년에도 국민안전처를 통해 다시 한 번 기존 시설물에 대한 내진 보강을 주문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1988년 준공한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등 이전의 지역계수가 적용된 40여개 시설물에 대해서 과거의 기준을 만족했다는 이유로 내진성능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3월 감사원 감사 중 공사가 내진성능평가대상에서 제외한 예전 기준 만족 40여개 건물들 중 4개동을 표본으로 선정해 내진성능 예비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가대상 4개동 모두가 6.0∼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부 또는 일부가 붕괴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종성 의원은 "지난해 경주지진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발생 빈도와 강도가 모두 증가한 만큼 공사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40여개 동에 대해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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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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