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휴먼이 온다 = 이종관 지음, 사월의책, 2만2000원
초압축적으로 발전을 거듭해가는 디지털경제는 인간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까. 유무선으로 이어진 디지털공간이 고도의 합리성을 유지하면서 인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앞당길 것인가.
첨단 과학기술이 꿈꾸는 인간의 미래 비전을 검토하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철학적으로 짚어보는 책이 나왔다. 인간의 미래를 기술주도적으로만 전망하고 실현해나가려는 행태를 경계하고 미래 연구에 인간과 인문학을 참여시키려는 시도다.
그러나 기술주의적 미래 비전에 대한 비판만 제시하지는 않는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들어가며 협력적 창의성에 근거한 민주적 사회혁신의 기술진화를 주장한다.
저자는 1998년 옥스포드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의 주도로 공식화된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에 대한 미래 비전을 선도하고 있는 세계관 내지 철학으로 단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역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인간이 여러가지 방식 즉 마법, 신화, 종교 등을 통해 자신의 현재 조건을 넘어서려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트랜스휴머니즘 속에 숨은 이념과 뇌과학과 물리적 환원주의의 아이러니를 차분히 파헤친다.
또한 지식, 화폐, 기호라는 탈실체적 존재들이 디지털 공간으로 이주하고 있으며 시장이야말로 그 이주를 주도하는 힘이라고 분석한다. 이어 후설, 하이데거 등 인간의 실존 조건을 탐구한 철학자들을 들여다보며 과학기술 이면의 철학적 한계를 심도있게 짚어낸다.
저자는 덧붙여 4차산업혁명에 대한 단상도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과학기술을 사회적으로 선용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혁신이 훨씬 중요할지 모른다."
막연하기만 하던 포스트휴먼의 길을 여기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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