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에너지의 생산·유통·저장·사용 등 전 과정과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화석연료 중심에서 저탄소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 바람, 물 등 자연을 활용한 에너지는 지구 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무한한 자원이다. 이러한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기술들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업무시설, 주거, 농축산어업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끊임없이 가동하는 특성 상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건물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이 필수가 됐다.
우리나라도 강원지역에 대규모 친환경 데이터센터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소양강 댐의 섭씨 6도 이하 차가운 물로 시설 냉방 등 데이터센터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며, 냉방에 사용한 후 온도가 상승한 물은 인근 스마트 팜에서 난방에너지원으로도 활용된다. 이에 따라 에너지 비용 절감과 더불어 대규모 단지 조성을 통해 5000여 명의 신규 고용창출과 약 4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올해 4월 서울 도심에 총 123층 높이의 국내 초고층,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 지어졌다. 빼어난 외관 외에도 이 건물에 주목할 점은 건축에 쓰인 에너지절감 기술이다. 건물의 냉난방, 발전기 냉각 등에 한강 물의 수온 차를 이용한 에너지와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적용해 건물에 사용되는 총 에너지의 15% 가량을 공급한다. 이를 전력생산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만MWh 규모에 달하며, 매년 20년생 소나무 85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도 같다.
서울 노원구에는 에너지 제로주택 단지가 첫 입주를 앞두고 있다. 12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연립주택이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전기, 냉·난방, 온수 등 에너지를 생산하고, LED 조명, 열회수형 환기장치 등 고효율설비 기술로 환기·조명 등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주에서는 난방비 부담이 큰 겨울철에 발전기를 냉각하는 동안 데워진 물을 버리지 않고 애플 망고, 감귤 등 작물재배와 어패류 양식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절감 기술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일상생활과 가까운 주변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는 태양광 패널이 깔린 도로 위로 차들이 달린다. 가상현실 속에 존재하던 미래가 실현되고 있다.
신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생태계 구축과 국가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치 보조금·융자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기술 개발·보급에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다. 에너지 기술이 4차 산업 핵심기술과 융합하면서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내 집, 마을, 학교와 같이 좀 더 생활 속 깊숙한 곳에서 다양한 에너지 기술들을 누릴 수 있도록 산·학·연을 비롯한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