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메신저 분야 뿐 아니라 광고수익 등 영업 측면서도 밀려 네이버TV 점유율 2.6%에 불과 고용량 트래픽 발생대가도 지급 구글·유튜브 망사용료 지급안해 화질도 유튜브 쏠림현상에 한몫 포털업계 "사용료 폭등 할수 있어 섣불리 화질 개선에 투자 못해"
사진=카카오tv 공식홈페이지, 네이버tv블로그
이슈분석, ICT코리아 갉아먹는 구글 , 이대로 둘건가(중)
[디지털타임스 강은성기자]국내 인터넷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동영상, 메신저 등 뉴미디어 플랫폼 분야는 물론 광고수익 등 영업 측면에서도 외국 업체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외국 포털 등의 숱한 마케팅에도 꿈쩍 않던 지위가 최근 2~3년 새 급격히 흔들리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 비해 이들 토종 콘텐츠사업자(CP)들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현저히 불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의 동영상 시장점유율은 2.6%에 불과하다. 과거 다음TV팟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전한 카카오TV도 동영상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버벅대고 끊김이 심한 타 동영상 플랫폼과 달리 구글 유튜브는 이 같은 현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TV나 카카오TV도 영상 전송속도는 유튜브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이들은 고용량 트래픽 발생에 대한 대가를 망사업자(ISP, 통신 3사)에게 낸다. 유튜브는 네이버와 달리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에게 민감한 '화질'도 유튜브 쏠림 현상에 한몫을 한다. 네이버TV의 경우 최대 화질이 고화질(HD)급인 720p이다. 주로 제공되는 화질은 일반수준인 480p다. 대형 모니터 정도로는 볼 수 있지만, '스마트홈' 시대에 TV로 이를 연결하면 아무래도 화질이 떨어진다. 하지만 유튜브는 최대화질이 초고화질(풀 HD)인 1080p 수준이다.
네이버가 유튜브 수준인 1080p로 동영상 콘텐츠 화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력'이 없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동영상 등 고용량 트래픽 이용료로 연간 200억원을 내고 있다. 만약 이를 1080p로 상향시키면 트래픽 사용료가 2배가 아닌 너댓배가 될 수 있다"면서 "연간 1000억원을 망 이용료로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섣불리 화질 개선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TV나 카카오TV가 준수하고 있는 '저작권법'도 유튜브보다 불리한 입장을 초래한다. 이들은 국내 저작권법을 준수해 저작권에 위배되는 TV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를 사전에 걸러낸다. 네이버TV를 통해 서비스하는 인기 동영상 콘텐츠는 해당 방송사나 콘텐츠 제작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고 서비스하는 동영상이다. '디지털 성폭력'으로까지 규정된 음란물이나 몰카 등은 아예 성인인증을 받지 않으면 검색도 되질 않는다.
그런데 유튜브에 가면 이 모든 콘텐츠를 공짜로, 성인인증 없이도 마음껏 볼 수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방송이 끝나면 사내 전담팀이 '저작권 위반 게시물' 검색에 돌입한다. 프로그램을 통째로 걸어놓은 게시물이 숱하게 많은데, 이를 내리려면 일일이 '해당 게시물이 본 사의 저작권을 위배했다'는 공문을 첨부해 동영상 사업자에게 차단(블라인드) 요청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게시물 하나를 블라인드 처리하면 그 사이 100개 이상의 불법 저작물 게시글이 새롭게 생겨난다"고 토로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끊김 없고 화질도 좋은 데다 아무 콘텐츠나 공짜로 볼 수 있는 유튜브가 훨씬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유튜브는 이같은 영상 전송속도와 화질 경쟁력, '편법과 위법'을 오가는 콘텐츠 관리 정책에 힘입어 단숨에 동영상 미디어 시장의 73%까지 치고 올라갔다. 국내 기업들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을 경우 독과점 사업자로 분류, 각종 규제를 받게 되지만 유튜브는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어떤 제한도 받지 않는 상황이다.
동영상 부문뿐만 아니라 국내 인터넷 시장 전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토종 사회관계망(SNS) 서비스인 밴드나 카카오스토리는 '월별 실사용자' 측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국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 올라오는 중이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앱APE애널리틱스 보고서에 따르면 '밴드'는 월 1500만명 수준, 카카오스토리는 1300만명 수준인데 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각각 1300만, 1000만명 수준으로 양사 합산 2300만명에 육박한다. 관계사인 두 회사 점유율을 합산하면 이미 토종 SNS를 뛰어넘은 셈이다. 이 역시 페이스북 등은 망 이용료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데 비해 토종 SNS는 관련 비용을 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이 연간 천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약해 이를 VR 콘텐츠 개발이나 인공지능 접목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동안 토종 CP는 이를 뒤따라갈 '체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체의 '생계수단'인 광고 시장 잠식은 이미 글로벌 CP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의 동영상 광고는 올 상반기에만 각각 3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우리도 망 이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국기업으로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하지만 외국 업체들은 무법지대에서 돈도 내지 않고, 지배적 위치에 대한 규제조차 받지 않은 채 사업을 지속하다 보니 '공정한 경쟁' 자체가 이뤄지질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외국 기업에 의한 역차별을 누군가 나서서 해결해줘야만 한다. 정부나 업계 전체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토종 CP들은 모두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