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국토부 반발 '이상기류'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물관리 일원화 논의를 위한 국회 협의체 회의가 진행됐고, 정부는 연내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와의 핵심 정책토의에서 환경부로부터 물관리 일원화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물관리 일원화는 꼭 필요하다"면서 "환경부는 국토부와 협조해서 이른 시일 일원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와 당국은 현재 행정구역 단위로 관리하는 하천을 유역차원의 수계별로 통합 관리해야 4조원에 달하는 광역과 지방 간 수도시설 중복투자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6조5000억원을 투자, 최대 5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여야는 물론 관계 부처까지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야당은 환경부로 물관리를 모두 이관하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 규명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수량과 수질이 각각 집행과 감독 역할을 하고 있어 견제와 감시를 위해서는 현재의 이원화된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내부 분위기도 반대 입장이다. 국토부 내부적으로 조직 통폐합에 대한 우려로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토부 노동조합은 중앙정부부처 공무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국회 앞에서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이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 수자원정책국 직원 4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물관리 일원화에 따른 물 부족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수자원 규제에 치우쳐 치수·이수가 부족해 물 부족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수자원공사 정책 담당자의 65%는 수자원 개발과 규제를 일원화하면 둘 다 제대로 못 할 우려가 있다며 응답자의 81%가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현재 물관리는 국토교통부가 수량, 환경부가 수질을 담당하고 있다. 물관리 이원화로 인한 과잉·중복 투자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이미 물관리 일원화가 자리 잡고 있어 신속히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통합 물관리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엔 산하 물 관련 기구인 유엔 워터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68% 이상의 국가가 도입했다. 또 최근 환경부와 국토부의 공동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27개국이 통합물관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농경시대와 개발시대에는 용수 확보에 급급했지만, 국민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고 수생태계에 관심이 커지면서 이수와 치수 외에도 물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면서 "수량과 수질뿐만 아니라 수생태계를 아우르는 통합관리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상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