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승 롯데홈쇼핑 방송콘텐츠부문장(상무)
유혜승 롯데홈쇼핑 방송콘텐츠부문장(상무)
유혜승 롯데홈쇼핑 방송콘텐츠부문장(상무)
1785년 블레어라는 마을에서 어린이 대학살 사건이 벌어졌다. 200여 년이 지나 세 명의 영화학도가 그 사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촬영 도중 실종됐다. 1년 후, 그들이 찍었던 영상이 발견됐다. 1999년 개봉한 '블레어 위치'는 그 영상으로 만든 영화 같았다. 당시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 영화가 '실화일까, 픽션일까?'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덕분에 영화는 초대박이 났다. 제작비 6만 달러로 무려 2억 4800만 달러를 벌어 당시로서는 전무후무한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돈뿐만 아니라 명예도 얻었다.

2010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광고' 톱 20에서 블레어 위치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을 차지했다. 이 영화는 영화 관계자들보다 마케터들에게 훨씬 더 주목을 받았다. '입소문 마케팅의 혁명' '바이럴 마케팅의 신화' 등으로 불리며 이 영화는 각종 마케팅 책에 성공 사례로 수도 없이 인용되고 있다.

이 영화의 홍보 전략은 '속임수'였다. 개봉 1년 전부터 인터넷에 블레어 위치라는 마녀에 관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큐 촬영 팀이 실종됐다며 그들을 찾는 전단도 돌렸다. 심지어 '블레어 위치의 저주'라는 가짜 다큐를 만들어 케이블채널에서 방송까지 했다. 사람들의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영화가 개봉됐다. 대성공이었다. 인터넷 입소문의 위력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비록 속임수이긴 했지만 인터넷의 속성을 잘 활용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돼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가 빠르고 자발적으로 전파되는 현상을,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는 모습을 닮았다 해 '바이럴'이라고 부른다.

2000년 초에 등장한 바이럴은 불과 10여 년 만에 마케팅의 대세가 됐다. 소비자가 스스로 찾는 콘텐츠이며, 자발적으로 친구와 지인들에게 전파하는 특징을 지닌 바이럴은 요즘 같은 소셜 미디어 시대와 잘 어울린다. 또한 영향력 면에서도 바이럴은 단순히 마케팅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의제를 설정하는 데까지 나아갈 만큼 커졌다. 예전엔 대중 매체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의제(agenda)가 대중에게 중요했지만 이젠 소셜 미디어의 주요 의제가 대중 매체를 통해 사회의 주요 의제로 부상되기도 한다. 온라인의 대중들은 수동적 수용자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수용자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BC카드는 한국트렌드연구소와 공동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2017년 5대 소비 트렌드의 하나로 '스트리밍 쇼퍼(Streaming Shopper)'를 선정했다. 텍스트와 이미지보다 동영상을 소통의 도구로 선호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이 용어는 소셜 미디어 시대, 특히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시대에는 동영상이 소통의 키워드임을 알려준다.

최근에 동영상을 적극 활용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인 V커머스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5G 시대가 목전인 스마트폰의 뛰어난 성능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영상은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자의 리얼한 경험담을 전하는데 최적의 도구가 됐다. 또한 공유 기능을 통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엄청난 광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동영상 자체가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여야 한다.

최근 인기를 끈 이마트의 '나의 소중한 세계'는 감동과 재미가 잘 어우러진 콘텐츠다. 2분 44초짜리 이 영상은 발표되자마자 SNS 조회 수 88만, 3200회가 넘는 영상 공유, 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이마트에는 수입 맥주가 400여종이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광고니까 넘기자'가 아니라 '광고인 줄 알지만 재밌으니까 보자'가 되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팅 전략 전문가이자 '마케팅과 PR의 새로운 법칙'의 저자인 데이비드 머맨 스콧은 총성 없는 전쟁과 같은 온라인 마케팅 대전에서 승리하려면 제품이 아닌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시장은 '상품' 그 자체를 넘어 '이야기'와 '감성'을 팔고 사는 시대다. 실제로 현대인들은 상품 그 자체보다 상품에 투영된 이미지, 명품적 가치와 같이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일명 '소울 프로덕트(Soul Product)'를 선호한다. 상품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상품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상품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영상과 음성으로 이루어진 멀티미디어 비디오 동영상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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