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땡전뉴스'를 기억하는가? 9시 시보를 알리는 '땡' 소리와 함께 "'전'두환 대통령은..."이라는 멘트로 뉴스가 시작된다고 해서 붙은 표현이다. 당시 KBS와 MBC는 허울뿐인 공영방송이었을 뿐, 정치권력에 장악된 상태였다. 87년 6월 항쟁 이후, 공영방송은 '국민의 방송'으로 주인을 되찾았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공영방송의 현주소는 어떤가? '공공 미디어로서의 공영방송은 사라지고, 집권 세력의 목소리만 전달하는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연 공영방송이 이렇게 추락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식채널e'가 기획한 '언론 4부작' 중 3부에 해당하는 이번 방송에서는 과거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작전'의 내막을 살펴본다.
4단계 공영방송 장악 작전은 낙하산 투입→코드 인사→제거→굳히기로 수행된다. 시작은 사장 인사였다. MB정부는 집권 초반, 공영방송사 사장 교체 작업에 전력했다. '청와대 낙하산' 사장 투입 이후, 다음 수순은 대규모 '코드 인사'였다. 이른바 '좌편향' 간부들로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인사들을 '친정권' 세력들로 교체했다. 다음 단계는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제작진과 출연진을 대거 퇴출하는 것이었다. KBS의 '시사투나잇', '미디어 포커스'가 폐지된 데 이어 MBC의 제작진은 대거 물갈이됐고 일부는 해고당함으로써 공영방송의 감시 기능은 현저히 축소됐다. 그 자리를 메운 것은 'G20 특집 방송'과 같은 일방적인 정권 홍보 방송이었다. 최근 발견된 국정원 문건을 통해 이 같은 방송 장악 작전의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렇게 감시기능을 잃은 공영방송은 18대 대선 당시, 기간별 보도량에서 박근혜 49%, 문재인 25.1%, 안철수 25.9%를 차지할 만큼 박근혜 후보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결국 정권교체에 성공한 박 전 대통령은 이른바 '공영방송 장악 굳히기' 작전에 들어간다.
반복될 수 있는 공영방송 장악, 어떻게 막을 것인가, 공영방송이 '친박 방송'으로 전락하는데 앞장 선 내부의 공범자들은 국정농단을 방조하는 데까지 이른다. 그러나 지난 겨울 내내 광장을 메운 촛불 혁명을 통해 국민들은 헌정을 유린한 정권을 철저히 심판했고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 문제는 추락한 공영방송이 정상화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권력에 기대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인 공범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한 '국민의 방송'을 되찾기란 요원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공범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수적인 이유다. 정치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는 4부 '지배'에서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