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GM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국 현지 전기차공장 건설 조짐
삼성SDI·LG화학 판로확보 기대
중국업체 2020년 이전 품질향상땐
오히려 시장 모두 빼앗길 수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삼성SDI 직원이 부스를 찾은 고객에게 전기자동차용에 들어간 배터리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삼성SDI 직원이 부스를 찾은 고객에게 전기자동차용에 들어간 배터리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등에 막혀 고전하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 희망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반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정부 보호 아래 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 품질에 만족해 이들의 제품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중국 배터리 시장을 모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BMW 블로그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내부에서는 BMW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창청자동차와 미니 전기차 외주 제작을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중국 내 판로가 뚫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BMW는 블로그에서 2016년 4월에 창청자동차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공동 개발에 대해 협의했고, 이후 올해 미니 모델의 외주 생산까지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GM 역시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시장에 최소 10개의 새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출시하는 일부 전기차에는 LG화학의 배터리가 들어갈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SDI는 BMW의 전기차 i3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i8에, LG화학은 GM의 주력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배터리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오는 2020년쯤이면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폐지하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제대로 가격, 품질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GM과 BMW는 우리 업체들의 중국 내 배터리 시장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은 앞서 언급한 창청자동차를 비롯해 상하이자동차, 디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다수의 중국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 대상에서 LG화학의 배터리를 단 전기차를 탈락시킨 뒤에는 사실상 공급이 중단된 상황이다. 위통과 포톤, JAC 등의 중국 고객사를 보유했던 삼성SDI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반대로 오는 2020년 이전에 중국 업체의 배터리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품질 인정을 받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 내수용 전기차를 별도로 개발해 중국산 배터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중국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가 아직 품질 면에서 LG화학과 삼성SDI 제품보다 떨어지지만, 규모의 경제가 있는 만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10위 내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는 무려 여섯 곳이나 자리하고 있다.한국과 일본산 배터리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세계 완성차 업체와 중국 배터리 업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국내 업체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GM은 중국 SAIC와 함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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