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3분기 나란히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TV 사업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성장이 멈춘 세계 TV 시장에서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필두로 약진했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QLED TV의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매출은 약 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6000억원)보다 10.6% 감소한 것과 달리,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415억원)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삼성전자 VD사업부 매출은 2015년 3분기까지만 해도 7조원에 육박했지만, 올 3분기 6조원을 밑돈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HE 사업부 매출은 4조2864억원에서 4조원 후반대로 늘었다. 삼성 VD사업부와 LG HE사업부 매출 격차는 2015년 3분기 2조683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4585억원, 올 3분기 약 1조3000억원으로 좁혀졌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TV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OLED TV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QLED TV 확산이 저조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 QLED TV는 단순히 퀀텀닷(양자점) 필름을 덧붙여 백라이트를 사용해야 하는 LCD TV이지만, 가장 저렴한 QLED TV (55인치 Q7F) 판매가는 346만원으로 249만원인 LG OLED TV(모델명 55B7F)보다 약 40% 비싸다. 소비자 사이에선 QLED TV가 LCD 제품에 불과하지만, 프리미엄급 모델이어서 고가여야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 2015년 54.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23.4%로 점유율이 반 토막이 났다. 올 2분기에는 17.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LG전자 점유율은 2015년 21.3%에서 지난해 40.8%로 배 가량 늘었으며, 올 2분기에는 33.5%를 차지했다.
또 올 3분기 세계 전체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8.1%로 전 분기보다 2.7%포인트 떨어졌지만, LG전자는 1.3%포인트 하락한 12.1%를 차지해 점유율 격차도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LG전자가 삼성전자 매출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에서 OLED를 비방하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OLED 패널의 번인(잔상) 문제를 지적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에 앞서 북미와 중남미 국가 등에서 '번인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번인 문제는 주로 OLED TV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10년 안에 QLED TV에 번인이 발생하면 무상으로 바꿔주겠다는 의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를 견제하면서 TV 사업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세계 TV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 TV 제조사들이 저가 공세를 펴는 상황 속에 OLED TV 진영은 커지고 있다"며 "점유율을 잃어가는 삼성전자로선 당장 실적에 타격을 받아 수익성을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