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적폐 청산' 최우선 과제
일부 부처 "개혁의지 있나" 의문
외교부 '로드맵' 적폐 진단 회피
순혈주의·임용비리 근절 등 빠져
"진상조사도 없는 요식행위" 비판

정부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편의주의를 앞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의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촛불 정신'으로 출범한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이행 목표는 적폐청산으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부처마다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와 개혁위원회를 조직하고 개혁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부처의 개혁 로드맵이 적폐에 대한 진단을 고의로 빠뜨렸거나, 이행 속도를 높인다는 명분 아래 초안보다 후퇴하는 모습이다. 또 전문가 집단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아 '그들만의 쇼'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청산 없이 개혁하겠다는 외교부=외교부는 지난달 29일 혁신로드맵을 내놓았다. 이는 혁신TF가 외부 자문위원들과 3차례 회의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조직 쇄신 및 재편 △인력 재배치 △업무 효율화 방안 등이 담겼다. 그러나 개혁의지를 엿볼 수 있는 '순혈주의' 타파 및 해외공관장 임용 비리 근절 방안과 조직 통폐합에 대한 세부계획은 빠졌다. 대신 신규 인력 충원(100명)과 외교지원 인력 확대를 위한 예산 확충에 방점을 찍었다. "예산을 더 많이 따내고, 인력을 더 많이 쓰자"는 부처 이기주의의 결과물인 셈이다 . 이 가운데 외교부 혁신TF가 의도적으로 적폐청산 진단을 회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외교부 혁신TF 회의 자료'에 따르면, 혁신TF는 외부 자문위원들의 적폐 진단을 제안을 무시하고 최종 로드맵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외교부 혁신TF는 최순실씨의 해외 공관장 임명 개입 의혹 등에 대한 진상 조사도 없이 요식행위에 불과한 혁신 로드맵을 내놨다"며 "적폐청산에 대한 고민없이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혁신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국회 의식해 공수처 신설안 축소=법무부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초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권고한 '공수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다. 법무부의 공수처안은 개혁위안과 비교해 인력 규모(122명→77명)나 수사 대상(현직·퇴직후 3년내 고위 공직자 및 형제 자매 포함→현직·퇴직후 2년내 고위 공직자가족)이 대폭 축소됐다. 핵심권한으로 꼽혔던 수사우선권도 사실상 폐기했다. 공수처장 임명방식도 대통령지명 후 인사청문회 방식에서 '국회 선출 후 대통령 임명'으로 손질했다.

이에 대해 진보진영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새 정부의 개혁의지 퇴색을 우려하고 있다.

법무부의 공수처안에 대해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의 검찰개혁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 그 정도 규모로 제대로 할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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