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변경·해지, 수수료 후려치기, 인력유출 등 심각 홍일표 의원 "금융당국, 자산운용사 감독 강화해야"
자료: ESG 리서치기관, 홍일표 의원실.
사회책임투자펀드(SRI펀드)를 위탁받은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평가를 위해 필요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제공하는 리서치 기관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이 ESG 리서치 기관의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SRI펀드 규모는 지난 2013년 2조5588억원에서 2016년 2조7090억원으로 성장했는데 지급된 수수료는 오히려 17억3000만원에서 7억6500만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자산운용사들이 일방적인 계약 변경과 수수료 후려치기로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주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기준으로 7조1382억원에 달하는 사회책임투자를 10개 자산운용사를 통해 운용하고 있다. 해당 자산운용사는 ESG 리서치 기관으로부터 ESG 분석 정보를 받아 종목을 선정한다.
이때 자산운용사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운용수수료를 받는데 여타 다른 펀드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 이는 ESG 분석에 필요한 비용까지 책정해 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민연금이 SRI펀드 위탁사를 선정할 때는 ESG 리서치 기관의 역량이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평가 배점의 약 40%가 '운용전략 및 프로세스'로 평가되는데, 전략 및 투자의사결정체계 30점, 리서치체계 10점이 배점된다.
홍 의원은 자산운용사들이 ESG 리서치 수수료를 자신들이 관리하는 내부 비용으로만 생각하고 마음대로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A 자산운용사의 경우 자신들이 운용하는 SRI펀드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ESG 리서치 기관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가 6억원으로 늘자,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본사의 요구가 있다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사 데이터로 대체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리서치 기관은 그 해 바로 수수료를 절반 수준인 3억원으로 줄였고, 이듬해부터는 1억5000만원으로 금액을 또 줄였다.
B 자산운용사의 경우에는 ESG 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하다 계약을 해지하고 자사를 담당하던 ESG기관 직원을 바로 채용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수수료 지급이나 계약 행위에서 불공정 행위가 나타나는 이유가 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사후관리 부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금융당국이 수탁받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그동안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특별한 제재 없이 이런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보다 철저한 감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