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출신 신임대표 선임
이르면 연내 새 비전 수립 계획
주력 보안제품 매출부진 이어져
신성장동력·협업전략 마련 시급



최환진 신임대표(사진)가 침체에 빠진 시큐아이를 쇄신하고 국내 보안기업 빅3의 위상을 공고히 할지 주목된다.

1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환진 시큐아이 대표가 회사의 긴급 구원투수로 등판해 지난달 18일 이사회로부터 공식 선임되며 새로운 비전 수립에 나섰다. 최 대표는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에서 기획·혁신 업무를 담당했고, 최근까지 삼성SDS 경영지원 운영팀장을 역임했다.

최 대표는 재직시절 기획·혁신통으로 특히 조직 내 화합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시큐아이 임직원들이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큐아이 관계자는 "최 대표가 그동안 회사를 거쳐 간 어떤 대표들보다 파이팅이 넘쳐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임직원 260여 명의 개별 면담을 일일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큐아이는 최 대표가 직원들과의 면담을 끝내고 전체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대로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까지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사는 지속되는 매출 감소를 딛고 올해 매출 800억대를 회복해야 시장에서의 긍정적 반응을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큐아이는 매출 기준으로 SK인포섹, 안랩과 함께 대표 보안기업으로 불리고 있으나 최근 새로운 기술과 위협으로 빠르게 변하는 보안생태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부진에 빠져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013년 1000억원에 달하던 연 매출은 2014년 940억원, 2015년 860억원으로 추락하고 지난해에는 700억원대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회사의 매출 40%를 차지하며 주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방화벽·통합위협관리(UTM)·침입방지시스템(IPS) 등의 제품 매출이 하락하며 이를 보완 및 대체하는 포트폴리오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큐아이의 모회사가 지난 2015년 에스원에서 삼성SDS로 바뀌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SDS의 경쟁사인 SK(주)C&C가 자회사 SK인포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SK인포섹은 SK(주)C&C와 함께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강화하고, 최근에는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톱10 보안업체 도약' 비전을 선포했다.

최문수 한국IDC 엔터프라이즈리서치그룹 연구원은 "시큐아이는 보안제품, 삼성SDS는 보안 서비스 같이 각자가 강점을 지닌 부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안 사업을 유기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삼성SDS가 투자한 AI 보안 솔루션인 '다크트레이스'를 시큐아이가 유통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이와 같은 구조로 사업을 영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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