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 지엠, 노사간 신경전
지난 7월 한국지엠 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보유 지분 매각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한국지엠 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보유 지분 매각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산자동차 기업 노사가 추석 연휴로 중단했던 임금단체협상을 조만간 재개한다. 강성 노조의 득세와 통상임금 판결 여파 등으로 향후 노사 협상이 더 험난한 과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노사는 조만간 임단협을 재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선거 이후 노조 지도부가 새로 구성됨에 따라 새 노조와 사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번에 새로 노조를 이끌게 된 하부영 지부장은 선거 운동 때부터 연내 타결에 쫓겨 졸속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급 위주 임금 인상과 근속 수당·각종 수당의 현실화, 국민연금과 연동한 정년 연장, 평생조합원 제도, 휴가비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성 성향의 새 노조 지도부가 들어섬에 따라 현대차의 노사 협상은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임금 판결 후폭풍으로 기아차는 예년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지난 8월 말 통상임금 1차 판결에서 패소한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잔업과 특근을 중단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폐지를 문제 삼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노조 지부장 선출을 앞두고 각 후보들은 벌써부터 실력 행사를 하겠다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3분기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기아차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는 카허 카젬 사장 부임 이후 더 강경 태세를 취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중순 50여 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노조가 통역사 자질 문제를 제기하는 등 카젬 사장에 대한 기선 제압에 나서면서 협상 자체가 불발됐다. 고용 불안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노조는 카젬 사장의 음모에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임협이 끝날 때까지 잔업과 특근까지 거부하기로 했지만, 이는 자체적으로 철회했다. 국내외 판매 부진과 재정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은 노사 협상 장기화로 더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순기자 c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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