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국가정보원이 삼성 등 대기업들에 보수단체 자금 지원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전날 김완표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무를 참고인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전무를 상대로 삼성그룹이 이명박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에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요구 여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전무는 전경련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했으며, 대상 단체 등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전무 조사에 앞서 전경련의 자금 집행을 총괄한 이승철 전 부회장도 최근 불러 사회공헌기금이 국정원의 국내 정치 공작에 동원된 단체들에 흘러 들어간 경위를 조사했다.

앞서 두 사람은 최근 박근혜 정부 '화이트 리스트'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에도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이번에는 국정원 전담 수사팀에서 별도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던 보수단체의 회계 장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경련의 집중적 자금 지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전경련 사회공헌기금에 출연한 다른 대기업 관계자들도 불러 자금 지원 경위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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