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엔씨소프트, 세종대 연구진과 온라인게임에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게이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 능력 평가 셋(set)'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평가 셋은 게임 유저들의 행동패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낸 뒤 적절한 시점에 아이템 등 재화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가령 특정 레벨이 난도가 너무 높아 게임의 '성취' 요소를 방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필요한 힌트를 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게임 사업자들에게는 게이머들의 집단 서비스 이탈 가능성이 중요한 정보지만 유저들이 어떤 시점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특정한 시도를 할 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엔씨소프트는 평가 셋 구축을 위해 대규모 다중접속(MMO) RPG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로그 데이터(접속과 게임 내 행동 기록)를 공개했고, 세종대는 평가 데이터 활용방법을 개발해 성능평가를 할 수 있는 테스트 서버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주관으로 미국 뉴욕서 열린 'CIG 2017' 학술대회에서 ETRI·엔씨소프트·세종대가 주최한 '게임 인공지능 국제기술경연대회'(GDMC)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GDMC는 가상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의 행동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고 이를 통해 분석한 행동패턴을 기반으로 게임 서비스 운영의 성패를 예측하는 성능을 경쟁하는 대회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가상 세계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범죄 행동을 예측하거나 군중심리를 분석하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길행 ETRI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장은 "최근 빠르게 가시적 성과가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개발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산·학·연 게임기술 연구의 쾌거"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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