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놓고 최종 경합을 벌인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11일 제3차 회의를 열고 12명의 이사장 후보 지원자들의 서류를 심사한 결과, 정지원 사장과 최방길 전 대표를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두 후보중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정 사장은 한국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으로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7회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정 사장은 거래소 후추위가 이례적으로 실시한 2차 공모에 깜짝 등장하면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임기가 내년 말까지로 1년여 가량 남았음에도 거래소 이사장 후보에 나선 것은 든든한 뒷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정 사장과 2파전을 벌일 최 전 대표는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강릉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신한은행 종합기획부 부장, 신한금융지주 상무, 조흥은행 부행장, SH자산운용 부사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및 부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최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경희대 법학과 동문으로, 앞서 올해 초 이뤄진 신한금융 차기 회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앞서 거래소 이사장 공모에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김성진 전 조달청장, 김재준 현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장, 최홍식 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등 총 14명이 지원했으나 2명이 자진 사퇴하면서 12명으로 압축됐다. 정 사장과 최 전 대표가 최종 후보로 압축됨에 따라, 후추위는 오는 24일 면접심사를 거쳐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거래소 후추위 관계자는 "자본시장 발전에 대한 비전과 역량, 리더십 등을 갖춘 이사장 후보자를 주주총회에 추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도 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낙하산 논란은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이사장 공모에서 유력 후보였던 김광수 전 원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두고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일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극히 이례적으로 거래소 이사장 모집공고가 두 번이나 진행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며 "거래소 수장 자리가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을 우선시 하기 보다는 정치권 입김에 의해 변질 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