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날인 지난 5일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찾았다. 건어물 판매점과 과일상, 농·수산품 등 식료품 가게의 셔터는 내려와 있었지만 노상에서 옷을 파는 상인들과 호떡·수제비·튀김 등 간편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 각종 의복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가게의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서문시장 한 관계자는 "연휴 다음날인 오늘은 휴무일이지만 의류나 먹거리 등 추가 판매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상인들이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연인·친구보다는 가족단위였다.
시장에서 식혜 등 음료를 판매하는 지모(40대·여) 씨는 "오늘 시장 안쪽 상가들이 문을 닫아 통로를 오가는 고객들이 많아 매상이 좀 있다"면서 지난 주말부터 닷새간 추석연휴라서 특별히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인들도 이번 추석이 대목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았다. 옛날과자를 판매하는 한 상인(40대·남)은 "이번 추석엔 4지구 여파도 있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서 "모두 대목이 아니라는 데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제비를 파는 한 상인(50대·여)은 "시장에 손님들이 그럭저럭 오긴 했는데 추석이라서 많이 온 것은 아니다"라며 "보통 명절 이후 한동안 손님이 뚝 끊기는 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시장 내 대부분의 과일가게가 문을 닫은 가운데 시장 내 문을 연 한 과일노점에서 바나나를 구입하려는 기자에게 해당 가게 상인은 "추석이라고 손님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며 "연휴 다음날에 시장을 찾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평소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면서 마트보다 1000∼2000원 저렴한 가격에 바나나를 건넸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부터 저녁 전까지 시장 중심부에 위치한 주차장에는 차량이 계속 드나들었다. 대구시설공단에 따르면 서문주차장에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9월 30일∼10월 4일) 일 최대 2400여 대의 차량이 방문했다. 연휴 내 매일 2000∼2400대가 시장을 찾았다. 지하·지상 10층 규모인 주차장의 동시 최대 수용 대수는 660대다.
서문주차장 관계자는 "시장 주변 유료주차장이 많아 실제 시장을 찾은 고객 수는 더 많았을 것"이라면서도 "서문시장의 경우 평소에도 일 평균 2000대 전후의 차량이 드나든다"며 '추석 대목'이라는 말의 무색함을 전했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모(50대·여) 씨는 "전통시장 측에서 예전보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에 신경을 쓴다"면서도 "카트나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로,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시장에서 빌릴 수 있는 카트가 아닌 검정봉지나 미리 준비한 휴대용 장바구니에 짐을 넣어 손으로 들고 다녔다. 설령 카트를 빌리더라도 좁은 골목에서 이동은 쉽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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