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날인 지난 5일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찾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시장 먹거리로 허기를 떼우고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추석 다음날인 지난 5일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찾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시장 먹거리로 허기를 떼우고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추석 다음날 서문시장에는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한창인 상인들과 이들을 찾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장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청바지와 운동복을 판매하는 노점이 늘어섰고 사람들은 옷을 들어 보이며 흥정을 하고 있었다.

추석 다음날인 지난 5일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찾았다. 건어물 판매점과 과일상, 농·수산품 등 식료품 가게의 셔터는 내려와 있었지만 노상에서 옷을 파는 상인들과 호떡·수제비·튀김 등 간편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 각종 의복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가게의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서문시장 한 관계자는 "연휴 다음날인 오늘은 휴무일이지만 의류나 먹거리 등 추가 판매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상인들이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연인·친구보다는 가족단위였다.

5일 서문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는 오른편 생활용품 가게들과 달리 왼편 건어물 등 상점들은 문이 닫혀있다. 사진=박종진기자
5일 서문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는 오른편 생활용품 가게들과 달리 왼편 건어물 등 상점들은 문이 닫혀있다. 사진=박종진기자
3∼4명 단위의 핵가족 또는 할아버지·할머니부터 손자·손녀까지 3대가 함께 시장을 찾은 '삼삼오오' 가족단위 방문객이 점차 늘어났다. 진열된 바지와 외투 등을 구경하며 서로에 먹을거리를 권했다.

시장에서 식혜 등 음료를 판매하는 지모(40대·여) 씨는 "오늘 시장 안쪽 상가들이 문을 닫아 통로를 오가는 고객들이 많아 매상이 좀 있다"면서 지난 주말부터 닷새간 추석연휴라서 특별히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인들도 이번 추석이 대목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았다. 옛날과자를 판매하는 한 상인(40대·남)은 "이번 추석엔 4지구 여파도 있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서 "모두 대목이 아니라는 데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제비를 파는 한 상인(50대·여)은 "시장에 손님들이 그럭저럭 오긴 했는데 추석이라서 많이 온 것은 아니다"라며 "보통 명절 이후 한동안 손님이 뚝 끊기는 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서문시장 1지구 먹거리 노점 상인과 손님 너머 작년 12월 화재가 발생한 4지구에는 재건공사를 앞두고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서문시장 1지구 먹거리 노점 상인과 손님 너머 작년 12월 화재가 발생한 4지구에는 재건공사를 앞두고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먹거리와 의류를 잔뜩 쌓아놓고 파는 옆으로 작년 12월 불에 탄 서문시장 4지구는 가림막에 가려진 채 덩그러니 비어있었다. 4지구에 입점해있던 한복, 의류, 옷감 가게들은 1지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그 사이로 4지구 재건이 이뤄지면 시장이 활기를 띠지 않을까 하는 상인들의 기대감도 나오고 있었다.

시장 내 대부분의 과일가게가 문을 닫은 가운데 시장 내 문을 연 한 과일노점에서 바나나를 구입하려는 기자에게 해당 가게 상인은 "추석이라고 손님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며 "연휴 다음날에 시장을 찾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평소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면서 마트보다 1000∼2000원 저렴한 가격에 바나나를 건넸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부터 저녁 전까지 시장 중심부에 위치한 주차장에는 차량이 계속 드나들었다. 대구시설공단에 따르면 서문주차장에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9월 30일∼10월 4일) 일 최대 2400여 대의 차량이 방문했다. 연휴 내 매일 2000∼2400대가 시장을 찾았다. 지하·지상 10층 규모인 주차장의 동시 최대 수용 대수는 660대다.

서문주차장 관계자는 "시장 주변 유료주차장이 많아 실제 시장을 찾은 고객 수는 더 많았을 것"이라면서도 "서문시장의 경우 평소에도 일 평균 2000대 전후의 차량이 드나든다"며 '추석 대목'이라는 말의 무색함을 전했다.

추석 다음날인 5일 삼삼오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시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추석 다음날인 5일 삼삼오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시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한편 서문시장은 시장 내 주차장이 있는 데다 고객이 원할 경우 카트를 빌릴 수 있고 출차 전 주차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등 고객편의를 강화하고 있지만 준비된 시설만큼 고객들의 이용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형마트 등으로 향하는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편의 강화는 물론 시설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모(50대·여) 씨는 "전통시장 측에서 예전보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에 신경을 쓴다"면서도 "카트나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로,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시장에서 빌릴 수 있는 카트가 아닌 검정봉지나 미리 준비한 휴대용 장바구니에 짐을 넣어 손으로 들고 다녔다. 설령 카트를 빌리더라도 좁은 골목에서 이동은 쉽지 않아 보였다.

5일 서문시장 내 영업 중인 과일가게와 옷가게들. 사진=박종진기자
5일 서문시장 내 영업 중인 과일가게와 옷가게들. 사진=박종진기자
대구=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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