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국이 4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2년 FTA협정 발효 후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 2.5%를 2015년까지 유지하다가 2016년 폐지했다. 하지만 개정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판매량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미국 현지 생산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관세가 부활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시장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3분의 1 가량이다. 가뜩이나 해외시장 상황이 안 좋은 마당에 이 같은 악재까지 겹치면서 장기적으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한미FTA 개정협상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아직 개정협상이 공식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가 되살아나면 미국도 불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춘 뒤 2016년 완전히 폐지했다. 관세 철폐 효과에 힘입어 협정 발효 후 지난해까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량은 2만8361대에서 4.4배인 6만99대로 급증했다. 수입금액 역시 7억1700만달러에서 4.6배인 17억3900만달러로 치솟았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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