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과학기술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면서 자국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나라로 거듭나고 있다.

28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선진국으로 떠났던 중국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학위를 마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2008년 1인당 정착금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 연구비 50만위안 제공과 주택, 의료, 교육 등 12가지 혜택을 내걸고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와 교수 1000여 명을 유치한다는 '천인계획'을 시작했다. 현재 이를 통해 유치한 과학자는 약 6000명에 달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분사생물학을 연구한 석학인 스이궁 칭화대 부총장과 노스웨스턴대 신경학과 교수로 활동하던 라오이 베이징대 이학부 주임 등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온 대표적인 연구자들이다. 올해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중국계 미국인 양전닝 박사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행을 택했고, '컴퓨터 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미국 국적의 야오치즈 박사도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런 인적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 과학기술 혁신을 이끄는 리더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제13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2020년 혁신형 국가 반열에 진입해 2030년에는 혁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2050년에는 과학기술 분야 최강국이 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투자는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1.42%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1%까지 늘었고, 2004년 13만 건이었던 특허출원 건수는 2015년 단일국가 최초로 한 해 100만 건을 넘어 110만 건에 달했다.

이런 중국의 야심은 우주와 양자통신, 심해, 슈퍼컴퓨터 등의 분야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8월 중국은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 상용화 실험위성 '묵자'호를 통해 양자 암호키를 장거리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나선 중국은 허페이에 13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연구소인 '국립 양자 정보과학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의 '우주 굴기'도 거침이 없다. 지난 6월에는 블랙홀과 감마선 폭발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최초의 엑스선 우주 망원경 '후이옌'을 발사했고, 4월에는 지난해 쏘아 올린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2호에 자체 개발한 화물 우주선 '톈저우 1호'가 도킹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은 2022년까지 독자적인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의료 영상을 연구하던 왕 준펑 박사와 7명의 동료 연구원은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중국 동부 안후이성의 수도 허페이 외곽의 작은 섬으로 이주했다. '사이언스 아일랜드'로 불리는 이 섬에는 10여 개의 연구소에서 1000명의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왕 박사는 고자장 영역을 연구하기 위한 고급 실험 장비가 필요했고, 중국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왕 박사가 원하는 장비가 갖춰질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이름을 올렸고, 7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인 가연성 얼음에서 가스를 채굴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지난 5월 중국이 자체 개발한 대형 여객기 'C919'는 700여 대 주문을 수주하며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가 양분한 여객기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창 진 중국과학원(CAS) 박사는 "중국은 여전히 일부 분야에선 선진국에 뒤져 있지만 기초과학과 우주 과학에서 큰 진전을 만들었다"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더 큰 성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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