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핀테크가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전자화폐의 가격폭동과 전자화폐의 발행을 통한 새로운 창업자금 조달 방법인 ICO가 연일 화제다. 블록체인은 이미 사회의 신뢰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가능한 새로운 기술로 투자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투자를 많이 받은 벤처의 대부분이 핀테크일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전자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와 정책 당국들의 입장이 달라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사업을 시작한 인터넷 은행의 성공적 데뷰가 연일 뉴스를 타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관심의 집중에도 불구하고 이전 정부가 혼신의 힘으로 밀어온 핀테크 3년의 실험의 결과는 초라하기 이를 때 없다.

KPMG가 꼽은 세계 100대 혁신 핀테크 기업에는 러시아 칠레 필리핀에도 있는 유망 기업에 한국기업은 하나도 없다. 글로벌 핀테크의 현황을 보고하는 수 많은 보고서에 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은행을 해체하고 산업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기존 금융에 위협을 가할 정도의 핀테크 사업자가 별로 출현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알리페이가 서울의 길거리에서 버젓이 활개치고 있는 와중에 우리의 지불결제 시스템은 아직도 안심결제와 수많은 한국만의 보안 솔루션에 의해 국경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 해외 동포들마저 국내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되는 갈라파고스 현상이 극복되지 않고 있다. 주목받는 핀테크 출현이 미진한 이유에는 핀테크 기술의 혁신성을 제약하는 관치금융과 규제가 주요한 이유다. 즉 금융이 시장의 원리로 작동되지 않는 영역이고 각종 규제의 벽이 여전히 핀테크의 혁신성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관치 금융의 사례를 봐도 과거에 비해 전혀 달라지기는커녕 도를 더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지역의 집값이 뛴다고 정부가 부동산 대출의 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사실상 수도권에서 부동산 대출을 봉쇄했다. 금융회사의 경영자와 전문가가 왜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다른 나라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관치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고 은행들은 졸지에 사업계획을 송두리째 다시 짜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최근 정부는 각종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를 공약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의 경영난 해결 대책이나, 대학 입학금 인하 및 폐지의 대안이 대학의 카드 수수료 인하가 포함되어 있다. 주유소의 경영난을 지원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정부가 인하해야 한다는 식이다. 카드사의 매출액이 마치 정부 재정인 것 같은 태도로 민간의 재산권을 마구 유린하고 있다.

해외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험에 따른 보험료의 차등화하는 혁신들이 도입되고 있으나 각종 보험료를 보험감독원이라는 규제의 틀 속에 있는 한국에서는 투자의 이유를 찾기 어렵다.

성공적이라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인터넷 은행만하더라도 기존 은행에 비해 경쟁력에 대해 지극히 회의적이다. 은행의 원가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인 인건비와 전산비용이다. 해외의 인터넷 은행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상에 시스템을 구현하고 하여 전산시스템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규제는 고객정보를 사외에 저장하는 것을 불허해 초기자본금의 대부분을 전산개발비용에 투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의 위험을 고객과 금융사업자가 아닌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관치는 지금도 새로운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새로운 융자의 수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P2P 대출의 개인투자 한도를 천만원으로 제약하고 클라우드펀딩 또한 250만원으로 규제해 이제 발아하고 있는 새로운 산업의 싹을 애초에 짓밟는 규제가 도입됐다. 위험투자에 대한 고지를 철저히 해서 자신의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 봉쇄의 관치가 핀테크 산업에도 여실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 없는 이런 관치하에서는 핀테크는 그냥 버블로 존재하고 커다란 자원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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