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장기간 동안 재임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단기간 동안 재임한 CEO보다 우수한 경영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수수료 중심의 기존 영업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등 수익모델이 다변화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CEO들이 장기간 재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상당수 CEO들은 2~3년 사이의 짧은 재임기간을 가진 후 교체된다"며 "짧은 CEO 재임기간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가 부재하고 차별화된 역량의 축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16년 회계연도 동안 존재한 71개 증권사, 179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증권사 CEO 중 전문 CEO의 비중은 93.3%, 지배주주 CEO 비중은 6.7%로 집계됐다.
전문 CEO 167명의 재임기간은 평균 3년 6개월, 지배주주 CEO 12명의 재임기간은 평균 8년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임기간 분포별로는 보통 2~3년의 임기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CEO 재임기간에 따른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장기간 재임 과정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CEO들이라도 재임초기 3~4년 동안은 총자산이익률(ROA) 측면에서 별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반면 6년 초과 장기 재임한 CEO들은 재임 4년차 이후 우월한 경영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6년 초과 장기재임한 CEO의 누적비정상수익율(CAR)은 재임 4년차 이후 업계 대비 꾸준히 상승했다"면서 "이는 장기 재임 CEO들의 경영전략과 투자활동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미래 현금흐름의 개선이 나타나는 것이 중장기재임 이후 시기부터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장기재임한 CEO의 경우 연평균 유상증자 실시율이 약 4%포인트 높았고, 재임 4~6년차에서 가장 높은 유상증자 실시율을 보였다. 또한 장기재임 CEO들은 재임 4~6년차 시기에 인력 확충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별로도 CEO 재임기간을 길게 유지하는 기업일수록 경영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 재임기간이 평균 4년 초과인 증권사 20개사의 조정 ROA, CAR은 각각 0.4%, 6.0%로 모두 4년 이하인 증권사 32개사(각각 -0.4%, 2.0%)보다 높았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최근 전문 CEO나 내부승진 CEO가 평균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는 증권업계가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인력을 원한다는 것으로 긍정적인 방향"이라며 "과거에는 시장의 다양한 변수로 인해 재임기간이 짧았으나, 증권시장에 대한 판단력, 목표 수익모델, 인력·위험관리 능력을 갖춘다면 장기재임이 가능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