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현대기아차의 실적은 바닥으로 치닫고 있고, 미래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도 세계적인 경쟁 업체들에 밀리며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 자동차 노조는 이전과 같은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위기감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 지금은 노와 사가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릴 때가 아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1998년 국제구제금융(IMF)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위기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돌발 변수에 경쟁력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이전에는 노조가 강경하게 나오더라도 판매가 뒤를 받쳤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안팎으로 위기가 겹치며 삼중, 사중의 고비를 맞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세계 최대 시장에서 고사 직전에 상황에 빠졌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제품 경쟁력에서 밀리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그나마 신흥 시장에서 선전하고는 있지만,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빠진 부진을 메울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의 판매량이 올해 700만대를 밑돌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2010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500만대를 넘어선 이후 고속 성장을 해오던 현대기아차는 2015년 800만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800만대를 밑돈 데 이어 올해에는 5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판매 부진만이 아니다.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미래자동차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한창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 전망마저 불투명한 것이다.

바깥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안방을 잠식당하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이슈까지 등장하면서 가격 경쟁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수입차 시장점유율 확대와 통상임금 이슈는 완성차 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부품 업체에까지 악영향을 끼쳐 전체 산업의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자동차 노조는 과거의 형태만을 답습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4월부터 6개월째 임단협을 이어가고 있지만, 평행선을 달리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판매마저 부진한 상황에서 노사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노조도 나름의 논리와 명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양보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양측이 극단의 대결을 이어갈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만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위기 상황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금은 생존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편을 굴복시키기보다는 서로 머리를 맞대 현명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조도 과거의 투쟁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같이 위기 탈출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때론 양보하는 것이 승리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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