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취임 거부 … 강력 저지
은행 근처 사무실서 보고 받아
최종구 "구태의연한 모습 안돼"



수출입은행 노조가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사진)의 출근을 나흘째 저지하고 있다.

14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그동안 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던 은 행장은 이날 은행 근처 사무실에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은 행장이 이른바 정부의 '낙하산 인사'이고 한국투자공사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는 등 독선적인 경영을 했다는 점을 들어 취임을 거부하고 있다.

은 행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보좌관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한 적이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새 행장이 올 때마다 2∼3일 정도 출근 저지 투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나흘씩이나 새 행장이 업무를 보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서금회'(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일원인 이덕훈 전 행장에 대해 노조는 5일이나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갔다.

특히 은 행장은 바로 직전 은행장이었던 최종구 전 은행장의 취임 때와 대조가 된다. 같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출신인 최 전 행장은 부임 첫날부터 노조의 저지 없이 사무실로 들어가 업무를 시작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전날 "노조가 그렇게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노조의 출근 저지투쟁에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금융노조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금융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부적절하게 개입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노사 양측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언제 결론이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은 최 전 행장의 금융위원장 임명으로 은행장이 공석이 된 지 두 달이 다 돼간다.

은 행장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국경제 설명회(IR)에 참석이 예정돼 있다.

김동욱기자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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