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로 개발한 인지훈련 프로그램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노인의 기억력을 호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김기웅 교수팀은 KT와 공동으로 태블릿 PC를 이용한 인지훈련 프로그램 'USMART'를 개발해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검증한 결과, 경도인지 장애 환자의 기억력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 특히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주로 자주 쓰던 단어를 잊어버리거나 건망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로 여겨 방치할 경우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하면 치매로 발전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연구팀은 얼마 간의 시간 차를 두고 학습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간차 회상 훈련'을 태블릿PC에 접목해 환자가 혼자서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50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주 2회 4시간씩, 총 4주간 사용하도록 한 결과, 치료군은 평소대로 생활한 대조군에 비해 기억력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검진 도구로 사용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한 결과, 치료군은 점수가 약 0.9점 증가한 반면, 대조군은 오히려 0.1점 감소했고, '단어목록회상검사(WLRT)'에선 치료군의 점수가 24% 상승하는 동안 대조군은 7% 상승에 그쳤다.
한지원 교수는 "체계적 임상시험을 통해 USMART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기술적 도움 없이도 환자 혼자 실시할 수 있는 치료법이기에 더욱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