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 등 부당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공정위는 8일 국회에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기술 유용행위 근절 대책' 당정협의를 열었다.

당정은 공정위에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내년에는 기계·자동차 분야를 집중 감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기술유용 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기술유출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대기업이 하청업체 등에 원가 내역 등 경영정보를 요구할 수 없도록 금지하기로 했다.

당정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자료 요구·유용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기술 개발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판단해 대책을 마련했다.

현행 법으로는 피해기업이 기술유용행위를 신고할 경우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대기업의 보복성 거래 단절 등의 우려가 있어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위 기술탈취 신고현황을 보면 신고조항이 마련된 2010년 이후 신고건수는 23건에 불과하고, 이 중 8건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종결 처리됐다. 공정위가 제재를 한 경우는 기술유용 1건, 부당 기술요구 1건, 기술요구 서면 미교부 3건 등에 불과하다.

또 하도급법에는 최초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했으나 기술유용 행위를 막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당정은 올해 말까지 공정위에 기술유용 사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심사자문위원회도 설치해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에는 변리사, 기술직 등 기술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직권사건과 신고사건도 맡는다.

기술심사자문위원회는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화학, 소프트웨어 등 5개 분과별로 총 5명의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며,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정위는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내년부터 매년 집중 감시 업종을 선정해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첫 번째 집중 감시 업종은 규제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기계·자동차 업종이다. 공정위는 우선 서면 실태조사를 진행해 혐의가 발견되는 기업은 직권조사를 하기로 했다. 2019년에는 전기전자·화학, 2020년에는 소프트웨어가 집중 감시 대상이다.

처벌규정도 강화된다.

당정은 기술유용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최대 3배 손해배상' 기준을 '3배'로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기술 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에 공동 특허를 요구할 수 없도록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방안과 조사 시효를 현행 '목적물 납품 후 3년'에서 7년으로 확대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자료 유출 및 경영정보 요구 등 법제도 사각지대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조사시효 연장, 협상 단계의 기술유용 근절 방안 등 수급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단단히 마련하겠다"고 피력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현행 신고사건 위주의 적발과 제재는 한계가 있다"면서 "피해기업의 신고가 없어도 정부 차원의 선제 직권조사 권한을 강화해 강력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정책위의장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하도급법 관련 내용을 개정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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