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본격적 하락 '비상등' 중 생산가동 43~65인치 타격 TV제조사도 연말 앞두고 압박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달 들어 더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LCD 패널 가격이 오는 4분기에 더 큰 폭으로 내려갈 전망이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황색등'이 켜졌다.
7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9월 들어 15일까지 TV용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88달러로, 전월보다 2% 하락했다. TV 제조사 등 수요처는 매월 초 패널 제조사와 공급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15일까지 가격 통계가 나올 수 있다.
특히 그동안 하락세가 주춤했던 65인치 LCD패널 가격은 10달러 이상 떨어지며, 전월 대비 하락률이 4%에 달했다. 50인치대와 40인치대 LCD 패널 가격은 각각 4~5달러, 3~4달러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하락 폭은 올해 들어 최대치다. 이는 중국 BOE와 대만 이노룩스 등이 올 상반기 8세대 새 LCD 생산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하고 수율도 높여가고 있어 43~65인치 LCD 패널 공급량이 증가한 탓이 크다. 또 TV 제조사들이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LCD 패널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중국 TV 제조사들은 패널 구매를 늘리기 위해 디스플레이 업체에 가격 인하 압박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올 3분기 삼성과 LG, 중국 TCL·하이센스 등은 TV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028만8000대, 684만8000대의 TV를 출하해 전 분기보다 10.4%, 14.4%씩 늘릴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하이센스는 전 분기보다 63.7%나 증가한 37만4000대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 4분기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률은 10%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며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7세대 LCD 생산설비인 L7-1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내달부터 5세대 L6 공장도 문을 닫는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UHD(초고화질) OLED 수율을 최근 85% 이상 올리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내년엔 패널 가격이 곤두박질칠 것으로 본다"며 "중국이 노리는 LCD 무대에서 얼른 내려와 OLED를 핵심 사업으로 빠르게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