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연말 철수 한화 이어 롯데도 인천공항점 폐점 고려 사드여파 관광객 줄고 경쟁 치열 "임대료 인하없으면 나갈 수밖에"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점을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한 가운데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도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업계 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임대료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인천공항 면세점 인력 운용 방안도 새로 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년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을 운영해왔다. 운영 기한은 2020년 8월로 롯데면세점은 5년간 4조원대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롯데면세점의 5년간 임대료 합계는 신라면세점(1조5000억원대), 신세계면세점(4000억원대)보다 3∼10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로 인해 단체관광객이 줄고, 서울 시내면세점이 13개까지 늘어난 데다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20배 더 높아지면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천공항 T1 임대료는 해를 거듭할수록 임대료가 높아지는 구조로, 롯데면세점은 내년 8월까지 임대료로 지난해보다 51% 늘어난 7700억원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보복성 조치, 면세점 포화상태, 특허수수료 인상은 입찰 당시 알 수 없었던 변수이며, 정부 정책에 따른 변화이기에 고려해달라는 것"이라며 "인천공항공사 측이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으면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항면세점 철수는 지난 7월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 반납 신청을 시작으로 '예견된 수순'이란 시각이다. 특히 시내면세점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대료 부담이 커 수익성이 악화돼 공항면세점의 인기도 떨어졌다.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 약 3년 만에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을 접었다. 올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의 DF3(패션·잡화) 구역도 5번 유찰 끝에 신세계면세점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 이후 4∼5월 면세점 월매출이 임대료보다 낮아지는 등 타격을 입고, 임대료 조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 7월 특허권 조기 반납을 결정했다.
면세점 업계는 국내 공항이 면세점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 의존도가 높은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과 영국 히드로공항의 항공수익은 각각 57%, 61%에 달한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35%이며 비항공수익은 65%에 달한다. 특히 비항공수익의 65% 이상이 면세점 임대료로 인천공항 영업이익의 66%를 차지해 계류비, 세금 등 항공수익 비중이 해외공항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나빠지면 공항면세점 철수는 언젠가 터질 폭탄이었다"며 "인천공항의 경우 세계허브공항의 지위에 맞게 계류비 수입 등 항공수익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