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조→올해 41조5000억
자산 5조이상 대기업은 '주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가 295건으로 지난해 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늘었다. 다만 국내 대기업들은 기업결합과 신산업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2017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과 특징' 자료를 발표하고 기업결합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 등을 모두 포함한 기업결합 건수는 295건으로 금액은 24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72건에 비해 23건 늘어난 수치다. 반면 금액은 전년도 266조원 보다 6.9% 감소했다.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국내·국내/국내·국외)으로 범위를 좁히면 건수와 금액 모두 늘었다. 건수는 지난해 209건에서 올해 215건으로 증가했고, 금액은 13조원에서 41조5000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예컨대 서울메트로와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간 기업결합 건의 금액이 무려 19조3000억원에 달해 금액 상승을 견인했다.

또 신산업 진출과 역량 강화의 성격을 갖는 비계열사간 M&A도 활발했다. 지난해 134건에서 올해 152건을 기록했고, 금액도 12조2000억원에서 15조9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전기·전자 부문이 14건에서 21건으로 늘어 대표적으로 M&A가 많은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과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대기업집단은 주춤했다. 이들 대기업군의 기업결합 건수는 지난해 59건에서 올해 45건으로 줄었다.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간 기업결합도 전년 동기(33건)보다 줄어든 27건을 기록했다. 특히 9조3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의 하만(Harman) 인수를 제외하면 1조1000억원(전년 6조4000억원)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크게 뒷걸음질 쳤다. 공정위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성장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기업결합이 증가하는 세계적인 추세가 국내 기업들에도 반영됐다"며 "대기업은 신산업 진출과 역량 강화를 위한 M&A에 적극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외국·외국/외국·국내)의 경우 80건으로 주로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M&A가 활발했다. 정보통신과 전기·전자의 비중이 컸는데 146조6000억원을 보여 외국 기업 전체 금액 206조1000억원의 71.1%를 차지했다. 우리 기업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외국 기업들의 국적은 미국(8건)·EU(7건)·중국(2건)·일본(2건) 순이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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