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롬의 한 유치원. 여느 유치원과 다를 바 없이 아이들이 놀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특별하다. 로봇, 인형, 공룡, 부엌놀이 등 아이들이 바비인형과 로봇을 함께 가지고 놀 수 있게 여러 종류의 장난감들이 뒤섞여 있다. 남자아이를 위한, 혹은 여자아이를 위한 놀이는 따로 없다. 신데렐라, 백설공주와 같은 '스테디셀러' 동화책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두 명의 왕비가 키우는 공주 이야기', '눈물 흘리는 배트맨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han)'와 '그녀(hon)'로 구분된 단어 대신 성 중립적 단어 '그 사람(hen)'을 사용한다. 이곳은 성 중립적 교육을 지향하는 '이갈리아(Egalia, 스웨덴어로 '평등')' 유치원이다.
이갈리아 유치원의 교육법
이갈리아 유치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성 평등을 교육철학으로 삼은 로타 라얄린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로타 라얄린 이갈리아 유치원 원장은 "모든 부모들은 자녀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입니다"라고 말한다.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가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라얄린 원장은 교사 채용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대학에서 젠더(gender) 교육을 받은 교사를 위주로 채용하고, 성별과 나이,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선생님을 골고루 뽑는다. 이러한 교육은 유별난 것이 아니다. 1998년, 스웨덴 정부는 모든 교육과정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양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했다. 로타 라얄린 원장은 2011년 개원한 이갈리아 유치원을 비롯해 총 6개의 유치원을 22년째 운영 중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중요한 교육 목표를 제시한 정부에 민간이 화답한 것이다.
이갈리아 유치원에서는 남녀의 성별에 따라 성격, 욕구, 필요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전통적인 성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느끼고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함께 토론하고, 차별적인 언어에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입양·한 부모 가정, 동성 커플 등 가족의 형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놀이와 그림책을 통해 배운다. 자아를 형성해가는 중요한 시기에 성 중립적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