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 국정농단 연결고리 의식
조직 축소 이어 정책보고 제외
"부가가치 창출·산업파급력 막대
논란 있었어도 중요성은 여전"
문체부 지나친 몸사리기 지적도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고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 분야인 콘텐츠 산업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통편집'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콘텐츠 관련 예산 감축, 조직 축소에 이어 대통령 보고에서도 정책 보고를 제외한 것이다. 전 정부 색깔을 지우기 위한 문체부의 몸 사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핵심정책 토의'에서 부처 업무를 보고했다. 내년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준비 방안, 문화예술인의 권익 보장 방안 등이 업무보고의 주 내용이다. 두 사안 모두 부처의 중요업무이나, 문체부의 또 다른 핵심 업무인 콘텐츠에 대한 부문은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문체부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문화콘텐츠 융성사업을 새 정부에서 중점추진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스스로 '금기어'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텐츠산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은 제조, 기술 산업보다 수배, 수십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관광, 쇼핑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하다"면서 "국정농단 사태로 불명예스러운 논란에 휘말렸지만, 한류 콘텐츠를 비롯해 각종 문화예술 콘텐츠를 중점육성해야 하는 필요성은 이전 정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부처 첫 업무보고였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에서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이라도 투자가 됐다면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필요한 사업은 승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문체부의 행보는 이와 정반대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문체부는 업무보고에서 콘텐츠 분야를 누락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 29일 문화콘텐츠산업실을 없애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실'이던 문화콘텐츠산업 담당조직을 '국'으로 축소했다. 콘텐츠·저작권·미디어 정책을 총괄하면서 산업계 주요 사안 점검, 정책 개선 계획 등을 장·차관에게 직보하는 문화콘텐츠산업실장직을 없앴다는 얘기다. 이제 이 업무는 콘텐츠정책국장, 저작권국장, 미디어정책국장이 각각 나눠 맡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콘텐츠 조직의 위상이 '격하'해 결과적으로 산업의 위상도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예산도 줄었다. 조직개편 단행과 함께 발표한 부처 예산안을 보면, 문체부의 내년도 콘텐츠산업 예산안은 올해보다 6% 줄인 6989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미래의 일자리 창출과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어가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하는 정부가 정작 그 알맹이인 콘텐츠를 외면하고 있다"며 "신기술 안에 다양하고 유용한 콘텐츠를 담아내고 이들끼리 융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다. 문체부의 지금의 행보는 우리 콘텐츠 산업의 후퇴, 더 나아가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 경쟁력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가장 많이 고통을 받았고 업무적으로 힘들었던 부처가 문체부"라고 보듬으면서 "부처의 분위기를 일신해 기가 살아나는 문체부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 "예술인의 창작권은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고,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이며 정부의 부당한 개입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일(블랙리스트를 비롯한 국정농단 사태)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제도 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방안들을 중점 현안으로 보고했다. 언론 매체와 협업해 9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장권 판매 이벤트(예능, 저명인사 구매 인증 등), 개막 전 150일(G-150, 9. 12.) 기념 콘서트, 특집방송 편성, 성화 봉송 과정과 연계행사들을 집중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6000여 실 규모의 신규 숙박 인프라 공급 등 양질의 숙박을 비롯해 편리한 교통, 정확한 안내체계도 갖춰 수용태세도 완비하기로 했다. 경기장 시설들은 국가대표 훈련, 시민 체육, 전지훈련·국제대회 유치 등 다목적 체육시설로 전환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문체부는 문화예술인의 자율성과 권익을 보장하고, 창작의 가치가 공정하게 인정되는 시장 여건을 조성할 방안도 부처 핵심 업무로 발표했다.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작성 등 지난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인해 폐지·변형된 사업을 복원해 문화예술계로부터 정책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수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