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거나 중국에서 수입하는 수출입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5개 품목이 겹치면서 두 나라의 경쟁 관계가 심해지고 있다.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산업경제 관계가 보완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함에 따라 국산 제품의 차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두 나라 경제관계를 '시장 통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수교 25주년, 한·중 산업경제의 변화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두 나라 산업경제 관계가 수직적 보완관계에서 수평적 분업·경쟁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산업·무역 구조 고도화로 한·중 수출 상품 구조가 비슷해지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두 나라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교 후 중국 산업·무역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경공업, 원자재 단순가공에서 가공도가 높은 조립제품과 부품소재 부문까지 확대돼 한·중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교를 맺은 1992년엔 중국 수출입 10대 품목 중 겹치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지난해엔 수출입 비중 1위인 반도체를 비롯해 평판디스플레이·센서,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 컴퓨터 등 5개 품목이 겹쳤다. 이에 따라 기능, 성능, 디자인 등에서 중국 제품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조언했다.
또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 등으로 한·중 무역 마찰이 심각한 상황에서 민간기업, 연구계, 학술 분야 등의 교류를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투자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날 코트라는 '한중 경제관계 중장기 변화 추세와 과제' 보고서를 내고 수교 25주년의 한·중 관계를 '시장통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중 경제관계가 분업협력(1.0)과 협력심화(2.0)를 거쳐 '시장통합'이라는 3.0단계로 접어든 만큼 이에 맞는 대중 경제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통합 3.0단계에서 한·중 FTA를 가장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하며 두 나라 시장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역직구 등 신시장을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코트라는 주문했다. 또 일대일로(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지역개발, 친환경 등 정책시장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한국과 중국의 국내 총생산(GDP)은 각각 3500억 달러, 4270억 달러로 비슷했으나, 지난해 1만4110억 달러, 11만1990억 달러로 중국이 8배 커졌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이 중국의 21.9배에서 3.4배로 격차가 줄었다. 대중 수출 규모는 27억 달러에서 1244억달러로 46.1배, 수입은 37억 달러에서 870억 달러로 23.5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