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 4939대
정부 보급 목표치의 35% 그쳐
충전소 투입비용 대비 수익성↓
일반 기업 설치사업에 소극적
미·중 등 충전소 늘리며 급성장
"정부 충전 인프라 투자 시급"

[디지털타임스 최용순 기자]국내 전기차 시장이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총 판매량은 50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정부의 올해 보급 목표치 1만4000대의 40%도 채우지 못했다. 전기차 구매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늘었지만, 충전소 부족 등 인프라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업계와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4939대로 정부의 올해 목표치의 35.3%에 그쳤다. 상반기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 76만3674대에 비하면 전기차 비중은 0.6%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6월까지 국내 총 누적 대수도 1만5869대로 올해 전기차 누적 보급 목표 대수인 4만6000대에 한참 못 미쳤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소 등을 위해 2020년까지 25만대 보급 목표를 세우는 등 전기차 보급을 외치고 있지만, 업계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전기차 시장 성장은 더딜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아 충전소 투입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일반 기업도 충전소 설치사업 등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지만, 수요가 적고 충전요금도 싸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현재 전문적인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민간기업은 포스코ICT,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등 단 두 곳이다.

이에 비해 전기차 강국인 중국, 미국, 유럽 등은 충전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77만4384대로 전년대비 41.3% 급증했다. 중국과 미국, 유럽이 전체 판매량의 94.7%를 차지했다. 특히 전년 대비 중국은 전기차 판매가 69.7%, 미국은 36.6%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충전소 수와 거의 일치한다. 지난해 기준 세계 공용 충전소는 총 32만2265개다. 이 가운데 중국이 44%, 유럽 33%, 미국 13%, 일본 7%를 차지했다.

업계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소 민관 공동운영, 충전소 운영기업에 저금리 지원, 충전시설 설치 후 임대 등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일본은 도요타, 혼다 등 완성차 업체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도쿄전력 등 민관이 손잡고 충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전기차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와 충전 문제 때문에 실제 구매는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늘리려면 구매 보조금 지급도 중요하지만, 충전 인프라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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