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생산원가 평균 7% 올라
세일오일 생산량 확대 '난항'
원가인하 한계… 수익성 비상
국내 조선업 "유가 50달러땐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 가능
국제유가 반등여부 예의주시"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심의 원유 시장에서 대항마로 급부상한 북미 셰일오일이 최근 생산원가 상승으로 한계점에 봉착했다. 셰일오일 서비스와 장비 기업들이 비용을 인상하면서 이르면 올 연말부터 셰일오일 업체들의 원가상승으로 생산활동이 위축할 전망이다. 이는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전 서비스 업계 2위인 핼리버튼은 최근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국제유가 하락으로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이 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석유탐사업체 애너다코 페트롤리엄 역시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비를 3억 달러(약 3380억원) 이상 축소하는 한편 석유생산량 전망치도 낮췄다.

셰일오일은 지난 2014년부터 전면에 등장하면서 OPEC 중심의 원유시장 질서에 균열을 불러왔다. 값싼 셰일오일 부상으로 원유 수요처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량 조절로 가격을 정하던 매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한때 배럴당 100달러대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현재 반토막 수준인 40~50달러대로 떨어졌고, 이는 원유 소비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북미 셰일오일 업체들이 원가인하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올 들어 북미 주요 셰일오일 산지에서 생산원가가 평균 7% 상승했다. 유전 서비스 회사와 장비업체들이 공급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셰일오일 생산기업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셰일오일 기업들은 운영비 인하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기술발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을 방어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원가하락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유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셰일오일의 생산량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에 발목을 잡았던 셰일오일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계는 유가 반등세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만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심해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해양플랜트가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어, 그간 중단했던 플랜트 입찰이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변동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유사들 역시 추이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기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간 셰일오일 생산량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생산량 증가 추세가 꺾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법안을 발효하는 등 중동 정세도 유가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유가 전망을 단기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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