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윤원 기자] 젊은층 비중이 높고 다양한 지역의 사람이 모이는 여름 해운대에 신기술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은 기업과 정부 단체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해운대에 적용된 신기술은 매년 벌어지던 해수욕장 누적 이용객 논란을 끝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마지막 주말에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에 67만103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운대해수욕장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숫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3.3㎡ 공간에 사람이 앉으면 6명, 서면 9~10명이 있다고 간주하는 페르미 산출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넥슨엔정보기술과 손잡고 해수욕장을 가로·세로 50m의 격자형으로 나눠, 각각의 공간에 미치는 이동통신 기지국의 신호 세기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더욱 정확한 수치를 내놓으며 누적 이용객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 많은 사람이 몰리는 휴가철의 해운대는 늘 주차장을 방불케 하지만 피서객들은 이달 들어 좀 더 정확한 교통정보를 활용해 교통 정체를 피해갈 수 있었다. 한국국토정보공사가 1일과 2일 양일간 드론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교통안전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정보는 'TBN(한국교통방송)'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며 피서객들의 눈과 발이 됐다.
실생활뿐 아니라 직접 보고 느끼는 콘텐츠 면에서도 해운대는 신세계다. KT는 오는 11일부터 3일간 해운대 일대에서 5G 기술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KT 5G 랜드'행사를 개최한다. 지난해 개최했던 'GiGA 콜라보 페스티벌'을 발전시킨 이번 행사는 대형 돔 텐트 안에서 360도 VR 기술을 활용한 평창올림픽 종목 맛보기, 국내 드론레이승 톱 랭킹 16명이 참가하는 드론레이싱 대회, 드론 조종사 없이 자율로 주행하는 인공지능(AI) 드론 시연회 등이 펼쳐져 행사장을 찾은 피서객에게 다가온 5G 시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인파가 가득한 해운대를 피해 광안리에서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출시 행사가 열리며 부산시가 e스포츠 메카임을 다시 한 번 알렸다. 오는 11월에는 국제e스포츠연맹(IeSF) 월드챔피언십과 세계 e스포츠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관련 인프라 확충도 뒤따른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연내 국내 최대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설립에 의견을 모았다. 장소는 해운대에 신축하는 글로벌 게임비즈니스센터가 유력하다.
김상길 부산시 ICT융합과 과장은 "과거 해운대는 피서지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부산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4차 산업혁명 맞춤형 테스트베드가 됐다"며 "ICT 분야와 콘텐츠 분야의 제품 개발부터 시연까지 모든 인프라를 갖췄다는 해운대의 강점이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가 모이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새로운 기술·콘텐츠 시연장이 된 해운대. 사진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드론을 활용해 교통안전정보를 제공하는 모습. <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