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일 이틀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중요한 화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결국 기업도 국민의 성원이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호프미팅에서 함께 외친 건배사는 "국민경제를 위하여!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였다.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대통령과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저마다 상생경영 계획을 내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개발하고, 국내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1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LG와 1차 협력업체와의 계약 시 2, 3차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는 조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기업인들도 간담회를 전후해 잇따라 상생계획을 내놨다. 최근 기업들이 내놓는 계획의 대부분이 상생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혁신의 파고와,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의 숙제를 동시에 부여받은 기업들의 어깨가 무겁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국내 기업에만 닥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다.

자체 이익을 늘리고 성장하는 데 급급했던 기업들은 이제 과거의 틀을 버리고,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 상생, 공정경제 등 '상생경영' '협력경영'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 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일방적인 도움 주기나 기업 이미지 높이기 차원이었다면 이제 기업 스스로 사회와 가치를 나누고, 이를 통해 다시 성장기회를 얻는 '공유가치창출(CSV)'이 세계적 화두다.

CSV는 기존의 사회공헌활동(CSR)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기업 경영활동이 환경파괴, 불공정 거래, 인권 침해, 빈부격차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져선 기업도 장기적인 생존이 힘들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공정무역 방식의 구매에서 더 나아가 커피 농가에 수확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커피 묘목을 보급한 것이 좋은 사례다. 월마트가 온실가스를 줄이고 포장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재생 플라스틱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부, 시민단체, 재활용업자 등과 연합체를 구성해 펀드를 조성, 미국 내 도시 곳곳에 재활용설비를 만든 것도 CSV의 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에 대비해 시니어기금을 조성한 유한킴벌리, 고용·상속·사회공헌 등에서 모범사례로 부각된 오뚜기가 CSV를 잘 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오뚜기의 경우 '갓뚜기'로 까지 불리며 기업의 좋은 이미지가 기업활동에 직접 좋은 효과를 주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상생경영 전략을 내놓는 것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치고 빠지기식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보고 바꾸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당장은 남을 위한 변화로 생각될 지 몰라도 길게 보면 기업의 더 탄탄한 지속 성장의 길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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