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체적 방안 함께 고민"
개정안 방식 등 정당별 견해차

여야의 증세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정협의체 증세 논의' 카드를 꺼냈지만 야당의 호응도가 낮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증세 공조가 다시 한 번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슈퍼리치 적정과세'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도 불가분의 관계이자, '사람중심 경제'를 구현한다는 의미에서 '상생과세'라고 할 수 있다"며 "조세개혁에 대한 국민여론도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정치권에서도 논의의 필요성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과세 정상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야당에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 증세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에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를 비친 것이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27일 열리는 추가 당정협의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대기업이 증세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27~28일 예정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첫 간담회가 법인세 정상화 등 증세 논의의 시작점이 돼도 좋을 것 같다"며 "대기업이 능동적·주도적으로 논의의 중심에 들어온다면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고 더 발전적인 조세개혁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제시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증세를 논의할 목적으로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세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은 국민의당·바른정당과의 공조가 절실하지만 두 정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바른정당은 증세에는 찬성하지만, 방식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만 딱 집어서 하는 '핀셋 증세'만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전면적인 세제개편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전면적인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 논의에 참여하겠다"면서 조건부로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또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무조건 증세, 닥치고 증세같은 식으로 급박하게 전환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면서 "복지제도와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되고 난 다음에 증세 규모와 방법론이 결정되는 순서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증세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여야정협의체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 않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말장난으로 어물쩍 증세를 추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낭비되는 지출을 줄이려는 재정구조개혁을 단행해서 정부가 유능한 재정운영자라는 믿음을 주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여야정협의체는 청와대와 여당이 필요할 때만 꺼내는 호주머니 속 물건이 아니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차분히 논의해 나가는 장"이라며 "국가 백년대계인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산적한 민생현안들, 각종 인기영합적인 정책의 당위성을 논의하는 협의체라면 적극 참여할 것"이라면서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도 무조건 반대를 하기보다는 여야정협의체 내에서 야당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야당의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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