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공 던지면 나머지 투구도 시너지"
2017년 6월 2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넥센이 3대8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앳된 얼굴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6번으로 넥센에 지명된 김해수(사진)의 1군 첫 등판이었다.

등판하자마자 베테랑 손시헌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맞은 김해수는 이후 사구 2개와 내야 뜬공, 삼진 등을 묶어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을 맞닥뜨렸다. 김해수는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회심의 몸쪽 직구를 던졌지만, 심판의 판정은 볼. 밀어내기로 1군 무대 첫 실점을 내줬지만,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을 때와 같은 과감한 몸쪽 직구였다.

김해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2군이라면 좋은 공이었다고 생각할만한 공을 손시헌 선배가 너무 깨끗하게 쳐내 놀랐다"며 "이후 긴장해 그런지 몸쪽 승부를 시도할 때마다 공이 조금씩 빠지며 몸에 맞는 볼 두 개를 내준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몸쪽 승부를 즐기는 이유를 묻자 "투수라면 볼이 되더라도 몸쪽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몸쪽공을 던지면 나머지 투구도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김해수는 입단 당시만 해도 직구를 주 무기로 간간이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몸쪽 직구는 김해수의 주 무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입단 이후 어깨가 좋지 않아 구속 나오지 않기 시작한 것. 하지만 김해수는 이에 좌절하기보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투심까지 연마했고, 이제 풀카운트에서 가장 자신있게 던지는 공도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가 됐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게 됐지만 가지고 싶은 구종으로는 윤성환의 커브를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커브를 연습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구종 하나를 가지고 싶다면 윤성환 선배 커브를 택하겠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타자로는 1군 등판 때 만났던 나성범을 꼽았다. 그는 "나성범 선배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 팬들 응원도 한층 커지고, 스타라는 게 느껴졌다"며 "그래도 주눅 들지 않으려 꿋꿋이 몸쪽 승부를 했는데, 약간 빠졌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당시 김해수가 던진 몸쪽 직구는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의 공이었다.

프로 입단 후 가장 좋아진 점을 묻자 "편안하게 던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프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긴장감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상당히 익숙해졌다"며 "얼마 전 1군 등판해 1군 선수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해수 선수와의 1문 1답.

◆ 몸이 상당히 좋아졌다. 몸만들기는 주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당연한 얘기지만 트레이너님이 짜주시는 대로 한다. 덕분에 몸무게가 5kg쯤 늘었다. 하체보다는 상체가 부실해 상체 키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 고교 시절 부상으로 마운드 경험이 적은데 극복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마정길 코치님을 비롯해 여러 코치님들과 선배들의 조언, 팀에서 꾸준히 주고 있는 선발 기회를 발판 삼아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 우상으로 여기는 선수가 있는지? 같은 팀의 이보근 선배와 롯데로 이적한 손승락 선배다. 보근 선배는 위기에 강하고 패했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배울 점이고 승락 선배는 불과 1년가량 함께 지냈을 뿐이지만 프로다운 몸 관리에 감명받았다.

◆ 1군에서 한 경기만 던지고 2군에 갈 때 어떤 조언을 들었나? 장정석 감독님이 앞으로도 이런 경험이 많을 것이지만 2군에 내려가더라도 언제든 1군에 올라올 수 있게 준비하고 있으라 하셨다.

◆ 스스로 생각하는 김해수는 어떤 사람인가? 할 땐 하는 사람이고 실전에 더 강한 선수다. 불펜 피칭을 할 때는 공이 안 좋을 때가 많은데 시합이 시작되면 훨씬 좋아질 때가 많다.

◆ 올해 목표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1군에서 오래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고, 올해 목표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 팬들에게 한마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장윤원기자 c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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